타격 7관왕·9연속 경기 홈런 대접을
8년전 승엽형과 같은 몸값 수용못해
연봉조정을 신청하기까지 마음고생이 정말 많았다. 선수 입장에서 최대한 구단과 의견을 조율해 원만하게 계약서에 사인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8년전 승엽형과 같은 몸값 수용못해
내 주장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돈 더 받겠다고 떼를 쓰는 선수로 비춰질까 걱정된다는 점과 연봉조정까지 가게 되면서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들께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프로 선수는 연봉이 바로 자존심이자, 능력이라고 본다. 내가 연차가 어리거나, 7억원을 받기에 기록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조정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생각하기에 용기를 내 조정신청을 한 것이다.
팀 후배 중에서도 이번에 연봉 조정신청을 하려는 선수가 있었는데, 내가 나서서 말렸다. 구단 입장도 있고, 선수 이미지도 있고, 그 후배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수협을 통해 제출한 7억원 주장의 근거를 일일이 나열하고 싶지는 않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타격 7관왕이란 기록 자체가 그동안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고, 9연속경기 홈런 기록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연봉조정 결과에서 선수가 대부분 패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동안 아무도 못한 기록을 만들어냈기에 그 같은 결과가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구단은 이승엽 선배의 2003년 연봉을 기준점으로 세웠다. 정확한 구단 판단으로 6억2000만원이 나왔다든지 또는 6억3000만원 이상이 나왔다고 하면 납득할 수 있겠지만, 6억3000만원을 제시한 것은 바로 그 금액에 내 연봉을 맞추겠다는 뜻에 불과한 게 아닌지 궁금하다. ‘국민타자급 대우’라고 하면서 8년 전 그 금액 그대로 제시한 것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8년전과 지금은 돈 가치가 다르다.
구단은 팀내 다른 동료선수들의 사기 문제를 들어 형평성을 논하고 있지만, 나는 절대다수 내 동료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있다고 믿는다. 힘을 준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최근 수년간 꾸준한 기록을 내 왔다고 자부한다. 더구나 올해로 프로 11년차다. 7억원 연봉이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봉조정위원회가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