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스턴트우먼 길라임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하지원을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카푸치노 키스’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실제로 카푸치노를 좋아했다.
■ ‘시크릿 가든’ 그 후…
카푸치노 키스 열풍 기분좋아요 ㅋㅋ
이상형이요?…김주원 같은 로맨틱남
몇달간 동거동락한 라임이와의 이별
이번엔 제가 라임앓이 해야할까봐요
‘라벤더 향이 난다’는 액션에 김주원(현빈)은 눈이 멀었고, 시청자는 마음을 빼앗겼다. 3개월간 주말 안방극장에 ‘길라임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 하지원. 카푸치노 키스 열풍 기분좋아요 ㅋㅋ
이상형이요?…김주원 같은 로맨틱남
몇달간 동거동락한 라임이와의 이별
이번엔 제가 라임앓이 해야할까봐요
가죽 민소매 상의와 짧은 바지를 입고 칼을 휘두르던 액션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드라마가 끝나고 만난 하지원은 바로 레드카펫에 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차림이었다.
‘시크릿 가든’ 마지막 회가 방송한 16일 오후까지 촬영하고, 하루 2∼3시간밖에 잠을 못 자 ‘얼굴이 많이 부었다’고 걱정했지만, 웃는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 “판타지, 액션, 카푸치노 실제로 좋아해요”
- 이정연 기자(이하 정연): 이제 길라임을 보낼 준비는 됐는지.
“아직 얼떨떨해요. 꿈에서 덜 깬 것 같다고 할까요. 오늘도 자고 일어났을 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몽롱했어요. 여행이나 일탈을 통해 벗어나야 할 것 같아요. 길라임의 인생을 멋지고 익사이팅하게 살아서 행복해요.”
- 이해리 기자(이하 해리): 온통 ‘시크릿 가든 폐인’이고, 하지원 열풍이다.
“촬영장에만 있어 실감하지 못했어요. 어느 순간 하지원에서 길라임으로 이름이 바뀌었죠. 친구들도 ‘라임아 얼굴 좀 보여줘’라고 문자를 보내고. 5∼6세 꼬마들도 ‘라임이 누나 사랑해요. 사진 찍어요’라고 해서 정말 신기해요.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음. 그냥 하지원인가보다’하는 눈빛이었다면, 이제는 살갑고 친근하게 봐주시더라고요.”
- 정연: 드라마 시작 전에 이런 인기를 받을 거라고 예상했나.
“여자들은 10대든 60대든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날 거라는 판타지가 있잖아요. 진심으로 이런 판타지 속에 빠진 여자가 되면 분명히 시청자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제 목표는 50 ∼60대 어머니들까지 판타지 속으로 끌고 가고 싶었어요. 그게 통한 거죠.”
하지원은 인터뷰를 시작하고 얼마 뒤 평소 즐겨 먹는다는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그리고 드라마의 장면을 재현하듯 흰 거품을 입술에 ‘살짝’ 묻혔다.
- 정연: 카푸치노도 그렇고 길라임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작가님이 예전 제 인터뷰를 봤나 할 정도였어요 전에 인터뷰 할 때 ‘촬영할 때 꼭 필요한 것은 카푸치노. 카푸치노만 있으면 행복해져요’ ‘예쁘다는 말보다 멋있다는 말 좋아해요’라고 했는데. 일부러 만들어주셨다고 할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어요.”
- 해리: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은데.
“일부러 체중을 3kg 정도 늘렸어요. 영화 ‘7광구’를 촬영하면서 8∼9개월간 운동을 했어요. 영화에서는 여전사 콘셉트, 드라마에서는 스턴트우먼인데 가늘고 밋밋하면 재미없잖아요. 탄력 있고 탄탄하게 보여야하기 때문에 근육을 단련했죠.”
- 해리: ‘액션 여전사’라고 부를 정도로 액션을 많이 한다. 와이어 액션도 겁 없이 하던데.
“사실 와이어를 타면 정말 힘들어요. 몸을 선물 포장하듯이 꽁꽁 싸매서 공중에 매달아 놓는다고 생각하면 돼요. 척추가 많이 아파서, 한번 타고 나면 교정 받으러 가야해요. ‘다모’ 촬영 때 너무 많이 타서 척추가 안 좋아졌어요. 와이어는 정말 멋있어 보여서 타는 거예요. 하하하. 이번 드라마에서 와이어 액션은 100% 모두 제가 소화했어요. 주위에서도 걱정해도 ‘다할게요! 할 수 있어요!’라고 우겼죠.”
- 정연: 잊혀지지 않은 장면은.
“‘윗몸 일으키기’와 카푸치노 키스신요. 주원이가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길라임은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하고 말하는 장면에서 ‘쿵’하고 설레었죠. 최근에 한 카페를 갔는데 주인 말로는 카푸치노 매출이 늘었대요. 그런데 카푸치노 거품이 묻은 여자의 입술을 남자가 자신의 입술로 닦아 주는 커플이 자꾸 늘어 골치래요.”
● “김주원을 사랑하죠…현빈은…”
- 해리: 현빈과의 호흡은 어땠나? 처음 함께 하는 작품이었는데.
“알고 봤더니 한 영화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키다리 아저씨’란 영화에서 같은 인물을 우리 둘이 연기했죠. 제 상상 속에 등장하는 걸 빈이 연기했어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빈이 말해주더라고요. 드라마에서도 호흡이 정말 잘 맞았어요.”
- 정연: 김주원과 오스카 중에 선택한다면.
“김주원요. 처음 티격태격할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날 사랑한다고 대담하게 말하고, 데이트도 하고 그러면서 ‘정말 멋진 남자구나, 이 여자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느꼈어요. 여자들의 로망인 로맨틱한 남자가 좋아요. 이상형은 재미있고 귀여운 남자예요.”
- 해리: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도 됐는데.
“아직은 생각이 없어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때는 그런 생각이 안나요. 작품을 하면서 실제로 사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안 되더라고요. 제가 그 안에서 하지원이라면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텐데 아니잖아요. 실제 그 사람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배역 안에서 사람을 보니까 끝나면 사랑도 끝이 나는 거죠. 그래서 끝나면 많이 외로워요. 함께 했던 사람들이 그립고.”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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