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희 “41세의 복귀, 92연승보다 빛날 것”

입력 2011-0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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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은퇴 이후 9년 만에 선수로 복귀한 GS칼텍스 플레잉코치 장윤희가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경기에 앞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9년만에 코트 복귀…왜?
선수와 함께 훈련 여전한 실력 과시
조감독 복귀 설득 “V보다 후배 귀감”
은퇴 9년 만에 선수로 복귀하는 장윤희(41)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는 GS칼텍스의 전신 호남정유와 LG정유에서 뛰며 1991년부터 1999년까지 배구 슈퍼리그 9연패를 달성하고 팀의 92연승을 이끌었던 여자배구 최고의 스타다. 2002년 은퇴 후 수원시청과 부천체육회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해 조혜정 감독 부임과 함께 친정팀 GS칼텍스의 코치로 합류했고,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24일 연맹에 선수 등록을 했다.

9년 만에 현역으로 뛸 결심을 한 장윤희나 조혜정 감독 모두에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듯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장윤희 코치 선수 복귀 후배들에 큰 귀감

조혜정 감독은 “장윤희가 배구를 참 잘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은퇴 뒤 강산도 변한다는 1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감각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 감독은 장 코치를 항상 선수들과 함께 연습시켰다. 선수들에게 대선배의 플레이를 보고 배우라는 배려였다.

그런데 거꾸로 이것이 장 코치가 현역으로 곧바로 복귀할 수 있을 만큼 경기 감각을 유지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조 감독은 장 코치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너보다 잘 하는 선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네 임무인데, 현역 선수들보다 네가 낫다. 지금도 너무 잘한다.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이 말 한마디가 단초가 됐다. 장 코치는 “감독님이 원하고 팀에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조 감독은 “장윤희의 복귀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당장 위기에 빠진 팀을 구원한다는 것보다 더 큰 배구와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숨어 있다.

“윤희가 잘 하면 배구를 하는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수 있다. 특히 출산 후 복귀한 정대영 같은 선수에게는 ‘나 역시 선배처럼 관리를 잘 하면 좀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하는 꿈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전력에도 실제적인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장 팀 승리를 위해 기용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아직 모든 경기 모든 세트에 나설 만큼 몸이 만들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한두 점을 올려줄 수 있는 해결사로는 충분하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장윤희의 명예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누가 되지 않을만한 시점에서 기용 하겠다”고 했다.

하루라도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고 싶을 조혜정 감독이지만 자신보다는 후배에 대한 배려가 먼저였다.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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