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친정 한화 아닌 KIA 선택…이범호는 왜?

입력 2011-01-2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범호는 소프트뱅크와 2년 계약이 돼 있었지만 1년 만에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소프트뱅크가 조건 없이 풀어주고, KIA가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해줬기 때문이다. 게다가 FA 신분을 적용받았기에 원 소속팀 한화가 아닌 KIA로 갈 수 있었다. 스포츠동아DB.

KIA,타선 보강 트레이드 실패후 눈독
한화행 걸림돌 日연봉 1억엔 보전 주효
우승권 전력·사실상 다년계약도 호감
이범호와 KIA의 실질적인 협상기간은 단 10일 이내였다. KIA는 소프트뱅크의 방출 조건이 한화에서 국내 모든 구단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채널을 동원해 계약을 이끌어냈다.

KIA는 삼성, LG와 함께 프로야구에서 가장 풍부한 재원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2003년 마해영 이후 외부에서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하지 않았다. 출혈이 큰 외부 FA영입보다 내부육성과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강화로 팀 체질 강화를 노렸고, 2008년 조범현 감독 부임 이후 과감한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그럼 왜 KIA는 8년 만에 과감한 투자로 외부전력 이범호를 영입했을까?

이범호 또한 그동안 측근들에게 “웬만하면 한화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하며 친정팀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한화가 아닌 KIA였다.


○트레이드 실패 이후 이범호에 눈 돌려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타선 보강을 노렸다. 2009년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KIA의 팀 타율은 0.267로 8개 구단 최하위였다.

그나마 최희섭과 김상현이 타선을 이끌며 홈런 3위(156개), 득점 3위(706점)를 기록하는데 힘입어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KIA는 김상현과 나지완이 부상과 부진에 빠지며 팀 타율 0.260으로 전체 7위, 홈런과 득점도 각각 5위(106개), 6위(611득점)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 후 마땅한 FA를 찾지 못한 KIA는 트레이드에 눈을 돌렸다. 소문이 많았던 넥센 강정호와 트레이드 협상도 실제 진행했다.

그러나 조건차가 컸고 구단 이미지를 고려해 지난 연말 최종 논의를 중단했다. 이후 이범호와 한화의 협상이 깨졌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재빨리 계약을 이끌어냈다.

김조호 단장은 “현장에서 계속 타선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실 이범호 영입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이뤄졌기 때문에 조범현 감독, 현장 코칭스태프와 깊은 의논을 하지 못했다. 우승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범현 감독은 “언론발표와 비슷한 시간에 최종 계약을 전해 들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기대가 큰 좋은 선수다. 김상현, 이범호와 캠프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최적의 포지션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1억 엔 보전과 우승권 전력에 끌린 이범호


소프트뱅크는 지난 연말 이범호에게 한화로 복귀할 경우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고 제의했다. 이범호도 더 이상 기회가 없는 일본에 집착하기보다는 애착이 있는 원 소속팀 한화행을 원했다.

측근들에게 “가장 가고 싶은 구단은 당연히 친정팀 한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연봉 1억 엔이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 KIA가 밝힌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1년에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 12억원이다.

특히 KIA는 규약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범호에게 사실상 4년 계약을 약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범호로서는 올해 일본에 남았을 경우 받았을 연봉을 KIA에게서 거의 대부분 보전하고 안정적인 장기계약까지 제시한 KIA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반면 한화는 이범호에게 1년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IA는 한화와 달리 우승전력을 갖춘 팀이다. 3루에 김상현이 있지만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며 충분히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다. 최희섭과 김상현 등 강타자들과 함께 번갈아 타선에 설 경우 개인성적에도 큰 플러스가 될 수 있다.

모든 프로야구 선수의 꿈은 우승이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경우 명예와 함께 충분한 금전적인 보상도 뒤따른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