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SNS 일상이 된 그녀들] “SNS, SOS!” 日대지진 때도 휴∼ 살았다

입력 2011-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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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MBC 기상캐스터

日쓰나미 당시 도쿄서 공포의 트윗질
실시간 멘션…비행기 상황도 한눈에
지역별 날씨 체크…생생 목소리 필수

배수현 SK와이번스 치어리더

난 모태 야구팬…9년째 응원단서 활동
팔로어들 대부분이 야구골수팬-전문가
타팀 선수 응원송 좋아하다 혼쭐나기도
트위터를 통해 일상을 트위팅(재잘거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기능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트위터는 소통의 장이자 무한한 ‘정보의 바다’이기도 하다. 박신영 MBC 기상캐스터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치어리더 배수현 씨의 트위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는 대화와 소통의 창구이면서 정보 교류의 공간이다. MBC 박신영 기상캐스터(위 사진)와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치어리더 배수현 씨(아래 사진)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의 마당으로서 SNS의 위력과 매력을 십분 활용해 많은 팔로어를 자랑하는 ‘파워 트위트러’이다.



● 기상캐스터 박신영 도쿄에서 SOS를 외치다

박신영 MBC 기상캐스터도 최근 트위터의 힘을 절감했다. 박 캐스터는 11일 9.0의 강진과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휩쓸 당시 도쿄에 있었다. 순식간에 지하철이 끊기고 전화마저 불통된 상황.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을 꺼내 트위터에 접속했다. 놀랍게도 트위터에는 지진과 관련된 정보가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비행기가 뜨는지 안 뜨는지 알 수 없어 막막했는데 트위터를 통해 어느 공항이 결항되고, 어느 공항 항공기가 운항되는지 곧바로 알 수 있더라고요. ‘귀국행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뜰 수 있느냐?’고 질문했더니 바로 멘션(답문)도 왔고요. 그때 트위터가 사람 목숨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재 박 캐스터의 트위터 팔로어는 6000여 명. 특히 지난해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날씨, 침수지역 정보 등을 올렸더니 팔로어 수가 급증했다.

물론 일방적인 정보 전달 역할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강설의 경우 아무리 방제 정보 시스템에 시간별, 지역별 상황이 뜬다고 해도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를 때가 있다. 그때는 오히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서울 지역은 약하게 눈이 오는데 다른 지역은 어떤가요?’라고 질문을 하면 답변을 올리곤 합니다.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약한 눈발이 날릴 때 현장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방송에서 표현 수위를 조절하는 거죠. 팔로어들의 소스가 오면 정리해서 다시 트위터에 올리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 SK치어리더 배수현 트위터 이야기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치어리더 배수현 씨도 트위터를 통한 야구 공부와 정보 공유에 한창 빠졌다. 배 씨는 자신의 일상을 소소히 올리는 평범한 ‘트위터리안’이지만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다. 2003년부터 9년째 응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팬들과 야구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나누고 있다.

“치어리더이기 전에 야구팬이었어요. 아버지가 삼미 슈퍼스타즈 때부터 인천 팬이시거든요. 부전여전이죠(웃음). 팔로어 중에 야구 골수팬도 많고 전문가도 많기 때문에 제가 감히 야구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건 아니고요. 다만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야구 얘기가 트위터 내용의 주가 되죠. 질문하면 제가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 대답하고, 아니면 질문과 관련된 얘기를 리트윗(RT)해서 알려 드린답니다.”

트위터는 이제 일상의 일부다. 이동하다가도 틈틈이 트위터에 접속해 타임라인을 확인한다. 늘 현장에서 경기 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다는 강점 덕분에 팔로어도 점점 늘고 있다. 늘어난 팔로어만큼 더 많은 얘기를 주고받게 되고 어렴풋이 알았던 야구에 대한 지식도 늘어가고 있다. 물론 마냥 즐거운 일만은 아니다.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려 글 한 줄 한 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치어리더이다보니까 응원송에 관심이 많아요. 8개 구단 중에 롯데 강민호 선수나 LG 조인성 선수 응원송이 좋아서 ‘아주 잘 만들었고 듣기에 좋다’고 글을 올렸다가 난리가 났어요. SK 팬들한테는 ‘우리 팀 응원송도 좋은데 왜 다른 팀 응원송을 좋다고 하냐?’고 한 소리 듣고, 또 다른 팀 팬들한테는 ‘왜 우리 것을 탐내느냐’고 쓴소리도 듣고요. 야구팬으로서 사견을 올린 것을 오해하셨나 봐요. 말 한 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느꼈어요.”

하지만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게 더 많다.

“트위터를 하다 보면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힘들다’고 하면 응원해주고 그러시잖아요. 그게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요. 트위터를 통해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만난 사람들과 지금도 잘 지내고 있고요. 사람의 정과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는 통로라는 생각이 들어요.”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사진제공 SK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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