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선수들이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현대건설을 3대0으로 꺾은 뒤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여자부 챔프결정 2차전
3-0 승리…현대건설전 13연패 탈출
김사니, 경기전 미팅소집 투혼 강조
흥국생명의 주장이자 세터 김사니는 30일 벌어진 현대건설과의 2010∼2011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1차전에서 완패한 뒤 분을 삭이지 못했다. 4패로 준우승에 그칠 것이라는 말에 자존심도 상했다.3-0 승리…현대건설전 13연패 탈출
김사니, 경기전 미팅소집 투혼 강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1차전만 보고 너무 싶게 판단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2차전 당일 아침 예정에 없는 미팅을 했다. 그 자리에서 김사니는 “이대로 무너지지 말자.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가서 이겼는데, 이대로 무너지면 칭찬은커녕 손가락질 받을 지도 모른다”며 후배들을 자극했다.
김사니의 강력한 주문이 통했던 것일까. 흥국생명은 3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챔프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7-25 25-22 25-2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양 팀은 장군 멍군을 부르며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3차전은 4월3일 인천에서 열린다.
● 13연패의 악몽을 끊다
흥국생명은 그동안 현대건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2009년 11월25일 수원 경기 승리 이후 올 시즌 챔프전 1차전까지 13연패를 당했다. 맞붙기만 하면 패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선수들은 패배의식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추격은 했지만 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챔프전 2차전은 달랐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서브로 상대를 공략하며 리시브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공격도 안정감을 찾았다. 김사니의 완벽한 토스워크가 돋보였다. 미아(21점)와 한송이(14점)의 쌍포도 살아났다.
특히 1세트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승패를 갈랐다. 흥국이 16-9까지 앞서던 점수는 어느 새 24-24 듀스가 되고 말았다. 1차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던 순간이었다. 하지만 25-25에서 주예나와 미아의 연속적인 공격 성공으로 세트를 따내며 승리를 예감했다. 1세트를 잡으면서 분위기를 탄 흥국은 2,3세트에서 큰 위기 없이 내리 승리를 따냈다.
● 범실로 자멸한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다. 공격과 높이에서 상대 보다 월등하다. 1차전도 쉽게 이겼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붕 떠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서브도 안됐고, 서브 리시브도 불안했다. 센터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1세트를 아깝게 놓친 현대건설은 2세트에서 쉽게 무너졌다. 특히 범실이 문제였다. 고비마다 나온 실수 때문에 흐름을 타지 못했다. 기록상 범실만 11개(흥국생명은 3개)였지만, 보이지 않은 실수도 많았다. 전체 범실에서도 18-9로 현대건설이 월등히 많았다. 주포인 케니도 이날은 19점에 그쳤고, 1차전의 히어로 황연주도 11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원|최현길 기자 (트위터 @choihg2)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