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AGAIN 7관왕?…김상현 “홈런은 꿈 깨!”

입력 2011-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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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부문 독식 제동나선 도전자들
김상현 무릎부상 탈출 “50개 넘기겠다”
최희섭 타점·홍성흔 타율 최대 경쟁자
김현수, 최다안타·득점·출루율에 눈독
2010년 이대호는 야구만화에나 나올 듯한 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30년 역사 중 단 3차례 밖에 없었던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을 포함해 공격 7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13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공격 7개 부문 이상 1위는 단 네 차례 뿐이었다. 베이브 루스와 비교되는 전설적인 강타자 타이 콥이 1909년 도루를 포함해 8관왕에 올랐고 나폴레온 라조이(1901년), 로저스 혼비(1922년), 칼 야스트렘스키(1967)가 이대호와 똑같이 도루를 제외한 7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역시 마지막 기록이 1967년이며 이후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앨버트 푸홀스를 제외하면 4관왕 이상도 찾기 어렵다.

타격 7관왕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있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장타력은 몰라도 정확도 만큼은 최고라는 교타자들도 이대호보다 타율이 낮았다. 홈런타자는 헛스윙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이대호는 174개의 안타를 쳤다. ‘타격 머신’이라는 두산 김현수보다 24개 많은 숫자다.

특히 44개의 홈런을 치면서 0.364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발이 느린 타자 중 한명이다. 그만큼 내야안타에 대한 이점이 거의 없다. 그러나 40개 이상 홈런과 3할5푼 이상의 타율을 동시에 달성했다. 홈런타자는 삼진이 많지만 이대호의 출루율은 리그 1위 0.444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이대호보다 단일시즌 타이틀이 많은 타자는 1909년의 타이 콥이다. ‘타격의 신’으로 불리는 타이 콥이지만 1909년은 공의 반발력이 적었던 ‘데드볼’시대였다. 정교한 타격으로도 홈런과 장타율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대호는 2010년 7관왕에 오르며 2011년 한국프로야구 모든 타자의 경쟁자가 됐다.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타이틀 1위를 하려면 이대호와 경쟁해야 한다. 그만큼 올시즌 이대호를 이기기 위해 각 부문에서 땀을 쏟고 있는 라이벌이 더 많아졌다. 거포들 뿐 아니라 교타자들도 올시즌 타이틀 홀더가 되기 위해서는 이대호를 뛰어넘어야 한다.

먼저 홈런 부문에서는 KIA 김상현이 가장 큰 경쟁 후보다. 김상현은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74경기만 뛰었지만 21개의 홈런을 쳤다. 133게임, 전 경기에 출장했다면 수치상으로는 40홈런 이상도 가능했다. 21개의 홈런은 역대 80경기 이하 출장 최다홈런 기록이며 규정타석 미만 순위로 따져도 역대 6위의 성적이다. 김상현 스스로도 “50홈런까지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KIA는 선수등록 마감 직전 이범호 영입에 성공하며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완성했다. 지난해 이대호도 홍성흔과 조성환, 가르시아와 함께 타선에 선 덕분에 큰 시너지효과를 봤다.

타격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 올해 롯데는 가르시아와 계약하지 않았다. 일발장타를 갖춘 가르시아는 롯데 타선에서 최후의 저격수였다. 롯데가 외국인선수로 투수를 선택하며 타선의 무게감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 만큼 상태 투수도 이대호와 승부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팀내 경쟁자 홍성흔과 함께 KIA 이용규, 두산 김현수,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LG 이택근 등이 경쟁후보다.

타점은 KIA 최희섭이 강력한 경쟁자다. KIA가 1번 이용규∼2번 안치홍∼3번 이범호∼4번 최희섭∼5번 김상현 라인업을 가동하면 지난해 롯데 타선 이상 높은 득점능력을 갖게 된다.

홈런, 타격, 타점 외에 최다안타와 득점, 출루율은 두산 김현수, KIA 이용규, 롯데 김주찬이 강력한 도전자다. 장타율과 출루율은 홈런과 타율경쟁 레이스에 따라 순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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