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교민들 응원 덕에 힘냈다”

입력 2011-04-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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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DB

무려 709일만에 거둔 값진 선발승
이승엽은 1안타 결승 득점으로 지원
‘빅리그 통산 124승’의 관록이 묻어나는 빼어난 역투였다.

오릭스 박찬호(38)가 7이닝 무실점 쾌투로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일본 무대 첫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찬호는 2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3안타 4볼넷 6삼진으로 단 한점도 내주지 않고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6번 타자로 이틀만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 2회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간 이승엽(35·3타수 1안타·타율 0.156)은 후속 타자 희생플라이 때 몸을 아끼지 않는 주루플레이로 선제 결승점을 올리며 선배의 첫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찬호의 선발승은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던 2009년 5월 13일, LA 다저스를 상대로 거둔 이후 무려 709일 만이다.

일본 데뷔전이었던 지난 15일 라쿠텐전 6.2이닝 3실점에 이은 2연속경기 퀄리티 스타트. 라쿠텐전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130km대 중반에 그치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행운이 따랐던 것과 달리 두 번째 등판은 구위가 한층 나아진 모습이었다.

볼넷 4개를 내주면서도 108구로 27타자를 처리하며 투구수 조절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시에 활용했다. 2회 수비 때 주전 포수 스즈키가 부상을 당하며 백업 이토와 호흡을 맞추면서도 큰 무리가 없었다.

1회 1사 1·2루, 2회 무사 1·2루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범타를 유도, 점수를 내주지 않은 것이 7회까지 던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7회 첫타자 아사무라와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대타로 나선 우에모토에게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꽉찬 142km 직구를 던져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과감한 몸쪽 승부가 돋보였다.

한편 야쿠르트 임창용은 히로시마 원정경기에서 5-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3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스코어차가 커 세이브는 올리지 못했지만 단 10구로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박찬호=나에게 의미있는 경기였고, 오늘 ‘코리안데이’를 맞아 많은 교민이 와 주셨다. 좋은 응원 덕에 힘이 있었던 것 같다.

포수 두 명이 좋은 리드를 해 줘서 좋은 투구가 가능했다. 너무 기쁘다. 한인분들 앞에서, 더욱이 홈경기였고, 아내와 아이들이 참석해줘 더 기쁘다.

연패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게임에 나섰다. 힘있는 응원을 해 주신 팬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오릭스의 선전을 위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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