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戰 막고 막고 또 막고… ‘든든한 거미손’ 정성룡

입력 2011-06-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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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PK 포함 위협적인 슛 여러차례 선방
지동원-구자철 골… 조광래호 2 대 1 승리
이겼지만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지동원(전남)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3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4-0 승)과 3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2-1 승)에 이어 A매치 3연승 행진. 지난해 7월 조광래 감독 부임 이후 최다 연승이다.


○ 박지성의 빈자리, 지동원-구자철 본격 경쟁

조 감독은 최근 평가전에서 대표팀에서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계자 선정에 고심해 왔다. 구자철,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번갈아 투입해 시험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활약을 펼쳤지만 조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조 감독은 “공격수 박주영(모나코)과 자리를 번갈아 뛰고 골도 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동원이 박지성의 자리인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로 나섰다. 지동원은 조 감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중앙의 박주영과 자리를 번갈아 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셀틱)이 올린 크로스를 헤딩슛 하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중앙 미드필드인 김정우(상주)와 교체 투입된 구자철도 뒤지지 않았다. 구자철은 1-1로 맞선 후반 46분 남태희(발랑시엔)의 크로스에 이은 지동원의 헤딩슛을 골키퍼가 쳐내자 다시 발로 차 결승골을 만들었다. 비록 왼쪽 미드필드 자리는 아니지만 결정적 순간에 골을 넣으며 앞으로 박지성의 후계자를 놓고 지동원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지동원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로 왼쪽도 좋지만 중앙 공격수로서도 좋다. 구자철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골도 넣어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 번에 연결되는 공에 속수무책인 중앙수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1위인 한국은 한 수 위인 가나(15위)를 맞아 고전했다. 특히 중앙에서 문전까지의 긴 패스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15분 중앙 수비수인 이정수(알 사드)와 홍정호(제주)가 상대 공격수를 놓쳐 무리하게 막으려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내며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전반 24분에도 빠르게 들어오는 공격수를 놓치며 중거리 슛을 허용했다. 골키퍼의 선방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18분에는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가나의 역습 상황에서 설리 문타리(인터밀란)가 중앙 수비수 사이에 있던 아사모아 기안(선덜랜드)에게 길게 패스하자 기안은 골문 앞까지 쇄도한 뒤 동점골을 터뜨렸다. 두 명의 중앙 수비수가 기안 옆에 있었지만 대인 마크에도 실패하고, 뛰어 들어가는 기안을 쫓아가지도 못했다. 조 감독은 “중앙 수비수들의 대처 방식이 잘못됐다. 가나의 공격력이 워낙 좋았다”며 “앞으로 팀 균형과 조직력을 키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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