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화이트’ 진세연 “핑크돌즈 콘셉트? 이효리 선배 보면서 연구했어요”

입력 2011-06-16 16: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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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걸그룹 핑크돌즈 보컬 제니 역을 맡은 진세연.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공포영화를 선택했다. 그는 “공포영화라고 해서 부담감은 없었어요. 하지만 공포감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있었죠”라고 당차게 말했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예상 관객 수요? 200만 넘을 거예요!"

기다렸다는 듯 환하게 미소 지으며 예상 관객 수를 당당히 밝혔다. 공포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걸 그룹 핑크돌즈의 보컬 제니로 출연한 여고생 신인배우 진세연(18).

다소 성숙해 보이는 외모에 차분한 말투 때문인지 여고생이라기보다는 20대 초반의 참한 아가씨 느낌이 묻어났다.

하지만 데뷔 후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학교에서 연락 안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연락을 하는 것?"이라며 장난 섞인 표정을 짓는 영락없는 10대 여고생이었다.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유명한 김곡, 김선 감독의 영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는 주인 없는 곡 '화이트'를 리메이크해 인기를 얻은 걸 그룹 핑크돌즈를 주인공으로 다룬 공포영화다.

영화는 '화이트'의 메인보컬이 되는 멤버마다 차례로 끔찍한 사고를 겪게 되는 내용을 다룬다.

영화에서 진세연은 고음처리가 불안한 보컬 제니 역을 맡았다. 걸 그룹 멤버로 나오는 만큼 그는 연기 외에도 실제 걸 그룹처럼 춤과 노래를 혹독히 연습했다.

"재미있긴 했는데 정말 힘든 일이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저희가 만나서 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 높은 힐을 신고 춤을 춘다는 것도 너무 힘이 들었어요. 이런 일이 계속되면 정말 힘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색다른 경험이긴 했죠."

리메이크 곡 '화이트'를 통해 인기를 얻은 핑크돌즈 멤버 (함은정, 메이다니, 진세연, 최아라)들은 인기가 치솟을수록 서로 치열한 질투와 경쟁을 일삼는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있듯이 실제로도 나이대가 비슷한 네 명의 여배우들이 모여 있으니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질투심 같은 게 생기진 않았을까.

"아무래도 (함)은정 언니나 메이다니 언니는 실제로 가수다보니까 무대에서 더 발휘되는 게 있더라고요. 그런 점은 정말 부러웠어요. 그리고 일단 시나리오를 접한 다음에 사람들을 만나다보니까 그 캐릭터랑 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넷이 안 친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됐는데 반대였죠. 정말 친해졌고 연락도 너무 많이 해서 누가 보면 남자친구냐고 할 정도예요.(웃음)"

진세연은 MBC 월화드라마 ‘짝패’에서 한지혜의 아역 ‘어린 동녀’로 출연했다. 단아한 외모와 신인임에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최근 포화상태라고 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걸 그룹 사이에서 영화 또한 대세를 따르듯 걸 그룹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역할이 역할인 만큼 주의 깊게 관찰한 걸 그룹이 있느냐고 묻자 "'화이트'라는 곡이 나왔을 때는 티아라랑 콘셉트도 비슷해서 열심히 봤어요. 그런데 저희는 그룹으로 보기보다는 개인을 보고 콘셉트를 잡아서 저는 섹시한 캐릭터인 이효리 선배를 보고 연구 했죠"라고 답했다.

진세연은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쉽지 않은 장르인 공포영화를 선택했다. 신인으로서 부담감도 느꼈을 법한데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었어요. 다만 다 잘할 수 있을까. 공포감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있었죠"라며 똑 부러지게 말했다.

CF와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서서히 알린 진세연은 MBC 월화드라마 '짝패'를 통해 확실히 얼굴도장을 찍었다. 극 중에서 한지혜의 아역인 어린 동녀로 나와 단아한 외모와 신인임에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중견배우도 '움찔'할 법한 전문가 못지않은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연기력 평가에 대해 초짜 신인의 두려움은 더 컸을 법. 진세연은 "정말 두려웠죠. 특히 '짝패'는 사극이니까 말투 같은걸 잘해야 했죠. 조금이라도 어색해 보이면 진짜 크게 어색한 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연습도 많이 했어요"라며 살짝 미소를 띠었다.

"다행히 열심히 한 게 보였는지 좋게 봐주셨어요. 생각보다 연기평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이 잘하다 보니까 아역 네 명으로 같이 묶여서 평가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도 매우 좋긴 했어요."

진세연의 실제 본명은 김윤정. 이름을 바꿀 만큼 촌스럽지도 않은 이름인데 굳이 가명을 사용하는 이유를 물었다.

"제 이름으로 활동하고 싶긴 했어요. 하지만 김윤정이란 이름이 흔하잖아요. 그래서 쉽게 각인이 안 될까봐 좀 쉬운 이름을 찾자고 해서 바꾼 건데 더 어려워 하시더라구요. 전세연이라고 해도 제 기사가 나오더군요. 이름은 마음에 드는데 정말 속상하죠."

연극영화과 입학을 꿈꾸는 고3 수험생인 진세연은 연예활동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조심스레 성적얘기를 묻자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잘 했었죠"라는 과거형의 답이 나온다.

"다들 흔히 말하는 중학교 때만 잘했어요. 그때는 어느 정도 했었죠. 저는 이동 중에는 공부가 잘 안됐어요. 그래서 집에서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 되네요"라며 멋쩍게 웃는다.

'잠원동 얼짱'이라 불렸을 정도로 눈에 띄는 예쁜 외모와 가냘픈 몸매 때문에 도도하고 새침한 공주 과가 아닐까 싶었지만 진세연은 뜻밖에 털털했다.

체육시간에는 햇빛 피해 다니기 바쁠 것 같아보였는데 오히려 "저 체육시간 좋아해요. 체력장도 잘해요. 50m 뛰는데 7초 7 나왔어요. 매달리기 같은 건 항상 1급 나와요"라며 신나게 말한다.

영화 취향 또한 스릴러나 SF,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며 "공포영화 '쏘우'를 좋아하는데 3탄부터는 너무 잔인하게만 만들어서 안타까워요"라고 나름의 분석(?)까지 내놓았다.

가장 재밌게 본 영화로 '트랜스포머'를 꼽은 그는 배우 신세경이 과거 이상형으로 꼽은 옵티머스 프라임에 대해 "그럼 제 이상형도 옵티머스로…. (웃음) 목소리도 멋있고 다 챙겨주잖아요. 범블비도 너무 좋아요"라며 두 손을 모으며 밝게 웃었다.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진세연은 같은 소속사 선배 배우인 하지원이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하지원 선배님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디에 출연해도 믿음이 가니까요. 또 이번에는 어떤 걸 보여줄까라는 기대감도 많이 생겨서 그런 점을 닮고 싶어요.”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여느 여고생처럼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때인지라 콤플렉스가 뭐냐고 넌지시 묻자 "손이 되게 미워요. 아까도 협찬사진 때문에 반지를 들고 찍었는데 정말 손만 합성시켜놓은 것처럼 나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도 쳤는데 왜 이럴까요?"라며 울상을 짓는다.

인사치레가 아닌 사진이나 방송보다 실물이 훨씬 더 낫다는 진심을 고백(?)하자 "방송에서는 얼굴이 좀 동그랗게 나오죠? '짝패' 할 때 아주머니들이 '텔레비전에서 봤을 때는 얼굴이 넓적하던데 아니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운동을 더 하려고요"라며 깜찍한 각오를 말했다.

데뷔 초부터 진세연은 같은 소속사 선배 배우인 하지원을 롤 모델로 삼았다고 공공연히 밝혔다.

"제가 되고 싶은 배우는 믿음이 가는 배우예요. 하지원 선배님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디에 출연해도 믿음이 가니까요. 또 이번에는 어떤 걸 보여줄까라는 기대감도 많이 생기잖아요. 그런 점을 닮고 싶어요. 물론 연기도 잘하세요."

진세연은 지금까지 했던 연기가 얄밉고 센 역할이 많아 청순가련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해운대'같은 재난 영화의 장르도 해보고 싶고요"라며 연기 욕심을 한껏 보였다.

"CF를 찍을 때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영화와 드라마를 찍다보니 연기가 많은 사람들과 호흡을 주고받는다는 점이 아주 좋았어요. '나한테 이런 면도 있었다니'라는 것도 많이 찾아냈고요. 연기를 하면서 이런 저런 캐릭터를 하다보니까 연기에 대한 매력에 빠졌어요."

그는 '짝패'에 함께 출연했던 윤유선이 자신에게 해준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윤유선 선배님께서 처음 연기를 할 때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한다면 전달이 된다고 하셨어요. 맞는 말인데 쉽게 집중도 안 되고 혼란스럽고 힘든 거잖아요. 그렇지만 그 말이 정말 쏙 들어왔어요. 그래서 집중을 많이 하려고 하는데 아직까진 잘 안되네요."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진 진세연은 아직은 미숙하지만 배우로 성공해있을 자신의 미래 모습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20년 후의 모습이 어떨 것 같으냐고 묻자, 그는 "사람들이 저를 어떤 배우라고 생각할지 너무 궁금하네요. 저를 좋아하는 후배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정말 잘 성장했을 거라고 믿어요"라고 자신했다.

진세연은 연기에 관해서 유독 '믿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언급했다. 자신의 가능성이 그저 막연한 노력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곧 증명될 것이라는 당찬 자신감과 스스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내비쳤다.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기 위해 모든 조그만 일이라도 하는 일에 있어서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실망을 주지 않고 더 큰 기대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많이 기억해주시고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윤선 기자 zowoo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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