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야구 소질 없다고 기합… 4시간 자며 훈련”

19일 인천 문학야구장은 한산했다. SK는 삼성과의 방문경기를 위해 대구로 떠난 상태였다. 오후 4시 45분경 SK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의 선수가 땀내를 풍기며 구단 버스에서 내렸다. 이들은 말없이 지하 ‘닭장’(연습장)으로 향했다. 2군 선수들이었다. 송도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6-9로 진 뒤 마무리 훈련을 위해 돌아온 거였다. 이만수 SK 2군 감독(53)은 선수들의 등을 두드리며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 내일은 더 잘하자”고 말했다.
포수 출신인 이 감독은 30년째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의 최고의 레전드(전설)에 선정됐다. 그는 삼성 선수 시절 ‘헐크’로 불렸다. 거침없는 스윙에 홈런을 친 뒤 환호하는 모습이 그랬다. 1983∼85년 3년 연속 홈런왕. 16시즌 통산 타율 0.296에 252홈런, 861타점. 그는 “야구팬이 나를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자신의 야구인생 40년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 만수의 보물 1호
이 감독은 사무실 책상에 앉자마자 보물 1호라며 노트북을 꺼냈다. 그 속에는 2군 10개 팀의 파일이 있었다. 팀 이름을 클릭하니 선수별 기록과 장단점이 요일별로 빼곡히 적혀 있다. 1998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코치 때부터 매일 손수 자료를 입력해 왔다.
이 감독은 노트북에 야구 일지도 쓴다. 경기 내용을 복기하고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적는다. 그는 “머릿속으로 생각만 할 게 아니라 기록을 남겨둬야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 만수의 꿈 1

①이만수 SK 2군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시절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잘한다고 격려하면 선수들도 흥이 난다는 거였다. ② 이 감독의 노트북에는 프로야구 2군 10팀의 기록이 모두 저장돼 있다. 각 팀 선수의 특징과 성적, 그날의 느낌 등을 매일 꼼꼼히 정리한다. ③ 이 감독은 힘들고 지칠 때면 별을 바라보며 자신을 다독였다. 가장 빛나는 북두칠성을 향해 ‘하루 4시간만 자고 나머지는 야구만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④ 이 감독은 야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대구중 1학년 때 야구를 못한다고 선배로부터 엉덩이에 피가 날 정도로 맞은 뒤 ‘야구선수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인천=양회성 기자 yahan@donga.com·이다은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4학년
이 감독은 고교와 대학, 프로 생활을 하면서 자신과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경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면 밤늦게까지 숙소 앞에서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때 붙여진 별명이 ‘쌍코피’ ‘독종’이었다.
○ 만수의 꿈 2
이 감독은 1997년 은퇴 후 1998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A팀 코치를 맡았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어린 선수들의 단점을 지적하자 동료 코치들에게서 “잘하는 걸 칭찬해 주라”며 핀잔을 들었다. 그때부터 실책을 한 선수의 장점을 칭찬하며 “오케이”와 “굿”을 연발했다.
그는 성실함으로 승부했다. 오전 6시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경기 도구를 챙겼다. 배팅 볼 담당을 자처했다. 부족한 영어는 손과 발로 대체했다. 그 결과 2000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가 됐고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미국 생활은 햄버거로만 끼니를 때울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 만수의 꿈 3은 현재진행형
이 감독은 2006년 10월 SK에서 수석코치 제안을 받고 귀국을 결심했다. 그는 “김성근 감독에게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했다. 끊임없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과정은 선수를 강하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거다.
그는 2007년 일본 전지훈련을 갔을 때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 하루 12시간이 넘는 훈련을 한 선수들을 모았다. 그러곤 “내가 누구냐? ‘님’자 빼고 ‘만수’라고 한번 불러보라”고 제안했다. 선수들은 처음에는 머뭇거렸다. 하지만 며칠 뒤 투수 조웅천(현 투수코치)은 “헤이, 만수!”라고 외쳤다. 선수단은 웃음바다가 됐다. 줄줄이 ‘만수’를 외쳤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에게 “코치가 그게 뭐냐”며 혼쭐이 났다. 이 감독은 “힘든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세 번째 꿈은 진행형이다. 그는 “선진 야구를 10년 배웠다. 때가 되면 한국과 미국 야구를 접목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인천=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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