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헬스걸’ 이희경-권미진 “웃다가 살 때문에 숨넘어가 본 적 있나요?”

입력 2011-07-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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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KBS2 ‘개그콘서트’의 ‘헬스걸’ 팀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체육관에 모였다. 55kg을 목표로 살 빼기에 도전한 권미진(왼쪽에서 두 번째)과 이희경이 이승윤(왼쪽)과 이종훈(오른쪽)의 도움을 받아 덤벨로 운동하고 있다. 권미진과 이희경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2주 사이 체중을 각각 16kg, 10kg 줄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은색 탱크톱과 쇼트팬츠를 입은 여자들이 무대에 올라 뛰기 시작한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들어 올린다. 하지만 이내 계단이 무너지고, 의자에 엉덩이가 끼여일어날 수가 없다. 이 여인들은 102kg, 86kg의 거구이기 때문이다.

KBS2 ‘개그콘서트’의 ‘헬스걸’ 코너다. 2007년 개콘의 인기 체중감량 코너였던 ‘헬스보이’의 여성 버전으로 볼 수 있다. 개콘의 대표 ‘몸꽝’ 이희경(27)과 권미진(23)이 ‘헬스걸’로 출연하고, 헬스보이에서 20kg를 감량한 뒤 몸짱으로 거듭난 이승윤(34)이 ‘헬신(헬스의 신)’을 자처하며 ‘걸’들의 살 빼기를 지도한다. 개콘의 몸짱 모임인 운동부 멤버 이종훈(29)이 도우미로 나온다.

최근 서울 여의도 KBS 체육관에서 만난 헬스걸들은 공개적으로 다이어트에 돌입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웃다가 살 때문에 숨넘어가 본 적 있으세요? 저는 옷도 남자 매장에서 선물 고르는 척하며 사 입었어요.”(권미진) “50가지도 넘는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성공한 적은 없었죠. 살찐 캐릭터만이 아니고 다른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고 싶어요.”(이희경)

두 헬스걸은 방송에서 다이어트를 소재로 여러 가지 개그를 시도한다. 이승윤이 “1주일 동안 살을 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묻는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희경은 “자기 전에 라면 먹는 걸 뚝 끊었다”고 자랑스럽게 답한다. 권미진의 대답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 “자기 전에 라면을 먹었어요…밥은 안 말아 먹었어요.”

그러나 시청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헬스걸들이 체중계에 올라서서 몸무게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10일 방송에서 처음 공개된 권미진의 몸무게는 102kg, 이희경은 86kg. 이들의 목표 체중은 55kg이다. 이승윤은 “헬스걸들이 30kg을 감량하지 못하면 개콘을 그만두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권미진은 102→90→86kg(24일)으로 방송 2주 만에 무려 16kg, 이희경은 86→79→76kg으로 10kg이 빠졌다.

헬스걸들의 ‘폭풍감량’ 비법에 대해 헬신 이승윤은 “운동과 식단 관리에 따른 정직한 땀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헬스걸들은 매일 오전 9∼11시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오후 7∼8시엔 KBS 체육관에서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한다. 아침엔 현미밥, 야채, 닭가슴살을 먹는다. 바나나와 아메리카노 커피로 대체할 때도 있다. 점심과 저녁엔 고구마, 찐계란, 닭가슴살, 토마토, 야채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는다. 갑작스러운 감량으로 건강을 해칠까 봐 저녁에 설탕을 뺀 생과일주스와 비타민을 챙겨 먹는다.

직업과 관련해 다이어트를 하는 헬스걸에게도 이 같은 일과와 식단이 버거울 때가 있다. “저녁 운동을 하다가 힘들어서 여의도에서 상도동 집까지 걸어가겠다고 하고 도망쳤죠. 그런데 택시를 타고 가다가 승윤 오빠에게 들켰어요. 결국 여의도로 돌아와 운동을 마치고서야 풀려났어요.”(권미진)

20대 여성으로서 풍만한 뱃살을 드러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평생 그렇게 벗어보기는 처음이에요. 사형대에 오르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창피한 만큼 의지도 커졌어요.”(이희경)

헬스걸들은 약간 지쳐 보였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다. “벌써 안 맞던 옷이 맞는걸요.”(권미진) “선배들이 살 빠지면 데이트하자며 줄 섰어요.”(이희경)

헬스걸의 하루 일과표와 체중 감량 경과를 검토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택 교수는 “지나치게 뚱뚱한 사람일수록 다이어트 초반에는 살이 잘 빠진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수치다. 전해질이 급감했을 수 있으니 체중 감량분만큼 수분을 더 섭취해야 좋다”고 조언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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