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민 “시나리오에 토달고 감독님과 맞장떴죠”

입력 2011-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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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4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기생령’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효민. 걸그룹 티아라의 리더이기도 한 효민은 영화와 드라마·가요 무대를 넘나들며 욕심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 영화 ‘기생령’ 효민, 두근두근 스크린 신고식

욕심나는 캐릭터
시나리오에 의견 빼곡히 적어
감독님 앞서 줄줄
수정된 시나리오엔 비중이 쑥

아이돌인데 할 수 있겠냐
그 말 들으면 오기가 불끈

“딱 하루씩만 고민하고
내일 걱정은 줄여라”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은정 언니의 말 되새겼죠


영화와 드라마 출연, 일본 진출, 신곡 무대까지. 걸그룹 티아라의 리더 효민(22)의 쉴 틈 없는 일상이다.

아이돌 스타 중에 연예계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가운데서도 효민은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펼치는 스타다.

“주위에서 욕심이 많다고 한다”는 본인 말처럼 의욕이 없다면 어려운 일들이다.

8월4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기생령’(감독 고석진)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효민을 만났다. 며칠 전 신곡 ‘롤리폴리’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던 효민은 “영화와 노래의 비중을 묻는다면 저는 딱 50대 50이에요”라며 내심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가수 무대와 공포영화는 비슷하다”

효민이 ‘기생령’에 출연하게 된 과정은 흥미롭다. 티아라 멤버 모두 ‘기생령’ 시나리오를 읽었고, 그중 여고생 유린 역을 효민이 제의받았다. 처음에는 출연 비중이 낮았던 유린이 공동 주연급으로 커진 건 효민의 욕심 덕분이다.

“시나리오 한 줄 한 줄 마다 제 생각을 적었어요. ‘이 장면에선 유린이 없어도 됨’ ‘전혀 무섭지 않아’라는 식으로 빼곡히 채웠죠. 그걸 들고 감독님과 처음 만나는 저녁식사 자리에 가서 모조리 읽었어요. 모 아니면 도잖아요(웃음). 제 욕심을 좋게 봐주던지 아니면 건방지다고 생각하겠지 싶었어요.”

이후 새로 수정된 시나리오에는 유린의 비중이 커졌다. 효민은 “감독님이 저의 배짱을 좋게 봐 준 것 같다”고 했다.

‘기생령’은 미스터리한 집으로 이사 온 서니·유린 자매가 겪는 의문의 사건을 다룬다. 효민이 연기한 유린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격의 여고생. 불운한 사건을 만들며 이야기를 한층 오싹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효민은 지난해 SBS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로 연기를 시작했다. ‘기생령’은 그에게는 낯선 장르. 하지만 효민은 “가수로 무대에 오르는 것과 공포 영화 연기는 비슷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공포영화라서 동작도 표정도 좀 과장하라고 주문받았어요. 가수는 3분 동안 무대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하잖아요. 공포 연기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수 무대와 비슷해요.”

‘기생령’은 18세 관람 가 판정을 받았다. 당초 15세 기준으로 촬영했던 영화의 등급이 더 높아진 것을 두고 “그래서 영화가 더 기대된다”는 효민은 “인물들의 사연이나 상처가 깊게 다뤄졌다”고 반겼다.


● “‘아이돌인데 할 수 있겠냐’는 말 듣기 싫었다”

영화를 촬영하던 동안 효민은 티아라 새 음반 작업과 9월 일본에서 발표할 음반을 함께 준비했다. 오전엔 뮤직비디오를 찍고 오후엔 영화 촬영장으로 향한 날도 있었다. 바쁜 날들이었지만 효민은 “시간이 없으니 오히려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일이 많아서 예민해질 때도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유린의 예민한 성격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힘들었지만 촬영장에서 ‘아이돌인데 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 듣기 싫어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외친 날도 많았어요.”

티아라의 동료 함은정은 6월에 개봉한 ‘화이트:저주의 멜로디’로 공포영화 신고식을 먼저 치렀다. 팀에서 언니인 함은정은 효민에게 연기에 대한 조언보다 “무조건 건강을 챙기라”는 당부부터 했다.

“제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수첩에 스케줄을 받아 적을 때에요. 매일 그 많은 일정을 어떻게 할지 한숨이 나오는데 그걸 본 은정 언니가 딱 하루씩만 생각하라 하더라고요. 하루에 집중하고 내일 걱정은 줄이라고요. 효과 톡톡히 봤죠.”

효민은 8월 중순부터는 MBC 월화드라마 ‘계백’에 출연한다. 선머슴 같이 쾌활한 성격의 초영 역을 맡고 사극에 도전한다. 뜨거운 여름을 두꺼운 사극 의상을 입고 보내야 하는 효민은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 더위를 느낄 틈도 없다”며 “9월부터는 티아라로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데 서울과 도쿄를 바쁘게 오갈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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