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박병호, “네 멋대로 해라” 감독 믿음에 대朴 터졌다

입력 2011-08-2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에서 애물단지였던 오른손 거포 박병호는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후 팀의 복덩이가 됐다. 마음이 편한 게 가장 큰 이유란다.스포츠동아DB

넥센 이적하자마자 4번타자 전폭지원
2군행 압박 벗어나 과감한 스윙 강타
낮은 직구 밀어쳐 홈런 괴력의 사나이
타팀 타격코치도 “30홈런 거뜬” 관심
“감독님께 감사…한시즌 50홈런 목표”
넥센 박병호가 멋진 4번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박병호는 8월 15경기에 나가 타율 0.327, 홈런 5개, 13타점을 기록했다. 18안타 가운데 장타가 10개나 되고 결승타도 3개를 기록했다. 넥센은 박병호에게 기회의 땅이다. 김시진 감독은 “박병호를 시즌끝까지 4번으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박병호가 넥센의 4번타자라는 것이다.

LG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후 박병호는 분명 달라졌다. 20일 KIA전에서 연장 10회말 변화구를 노려 결승홈런을 때릴 정도로 강해졌다. 박병호의 꿈은 홈런왕이다. 그는 중학시절부터 홈런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성남고 시절에는 4연타석 홈런을 쳤다. 프로야구를 강타할 새로운 4번타자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넥센의 박병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박병호가 말하는 박병호

○그가 때린 홈런은 보통 홈런이 아니다


박병호가 홈런을 때린 뒤 투수들은 모두 고개를 흔든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넥센에서 그가 때린 첫 번째 홈런은 8월5일 두산전이다. 고창성의 슬라이더를 우중간담장으로 훌쩍 넘겼다.

두번째 홈런은 다음날 터졌다. 두산 김상현의 바깥쪽 낮은 직구가 또 한번 우측담장을 넘어갔다. 안타도 치기 어려운 코스의 공을 밀어서 넘기는 괴력을 뽐냈다.

세 번째 홈런은 사직에서 나왔다. 롯데 고원준이 볼카운트 2-0에서 던진 몸쪽 높은 유인구를 넘겼다. 완벽한 스윙이었다.

네 번째 홈런은 SK 엄정욱의 직구다. 바깥쪽 꽉찬 공이 또 한 번 우측담장으로 넘어갔다.

다섯 번째 홈런은 20일 KIA전에서 나온 결승홈런이다. 연장 10회말 유동훈의 커브를 좌중간으로 넘겼다. 볼카운트 2-3에서 커브를 때렸다는 점이 돋보였다. 실투는 하나도 없었다. 그는 두 차례나 변화구를 노려 홈런을 쳤다. 몸쪽 높은 직구와 바깥쪽 낮은 직구도 완벽하게 받아쳤다. 모두가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멋진 홈런이었다.


○내 생각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그는 “마음이 편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고 심재학 타격코치는 타격폼에 대해서 조언을 아낀다. ‘4번타자로 꾸준히 기용하겠다’는 김시진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그는 펄펄 날고 있다. ‘2군으로 갈지 모른다’는 중압감이 없어지고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

감독과 타격코치가 바라는 것은 한가지다.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과감하게 휘두르라는 것이다. “삼진을 당해도 선배들이 괜찮다고 해요. 송지만 선배는 좋은 스윙 했다며 삼진당한 제 어깨를 다독여 주셨어요.” 박병호는 이제 삼진이 두렵지 않다. 타석에서 생각한대로 치고 하고 싶은대로 자신있게 휘두른다. 홈런이 터져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올 겨울 죽을 각오로 훈련할 겁니다


“올 겨울 마무리캠프에서 죽을 각오로 열심히 해볼 겁니다.” 그는 코칭스태프가 너무 고맙다. 자신을 항상 편하게 해주면서 타격폼에 관해서는 말을 아낀다. 대신 심재학 타격코치와 약속한 게 있다. 시즌 끝나면 타격폼에 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는 것이었다. 심 코치는 자료준비에 여념이 없다. 타격폼 동영상을 모으고 코스별,구종별 박병호의 타격폼을 준비한다. 넥센의 박병호 4번타자 만들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꿈은 한시즌 50홈런


프로야구에서 한시즌 50홈런을 때린 타자는 이승엽과 심정수 단 둘뿐이다. 이승엽(오릭스)이 1999년 맨처음 54홈런을 기록했고 2003년에는 이승엽이 56홈런,심정수(당시 현대)가 53홈런을 때렸다. “성남고 2학년 때였죠. 50홈런을 치는 두 선배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프로에 가서 50홈런을 치자. 홈런왕이 되자.’

박병호는 8개구단 타격코치들의 많은 관심을 끄는 타자다. 삼성 김성래 타격코치는 “무시무시한 타자가 될 것”이라고 했고, KIA 이건열 코치는 “30홈런은 쉽게 칠 선수”라고 했다. SK 김경기 타격코치는 “코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선수”라 표현했고, 롯데 김무관 코치는 “몇가지만 교정하면 대박을 낼 타자”라고 했다. LG 서용빈 코치는 그의 넥센 트레이드를 못내 아쉬워했고 두산 신경식코치는 “꼭 한 번 지도해 보고 싶은 타자”라고 표현했다. 장종훈 한화 타격코치는 “40홈런 이상도 가능한 타자”라며 박병호를 높이 평가했다.


○엄청난 힘과 환상적인 팔로스루


박병호의 타격을 보면 그의 엄청난 힘과 환상적인 팔로스루에 감탄한다. 그의 홈런은 절반이 우측담장으로 넘어간다. 홈런을 칠 때 그가 보여주는 팔로스루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는 “1할타자를 4번으로 기용해주는 감독님이 고맙다”고 했다. 김시진 감독은 그의 잠재력이면 프로야구를 충분히 열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박병호에게 기회의 땅이다. 그는 프로야구사에 대표적인 트레이드 성공사례가 될수도 있다. 박병호의 놀라운 스윙이 프로야구의 새로운 관심사로 등장했다. 그의 홈런포가 지금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김시진 감독이 말하는 박병호

“용병보다 더 용병같은 4번타자”

○넥센의 4번타자다=
올해는 그라운드 경험이 중요하다. 성적은 큰 기대 안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한 팀의 4번타자 역할을 충분히 해낼 선수라고 생각한다. 박병호는 넥센의 4번타자다.


○과정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좋은 4번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삼진도 당하고 홈런도 치면서 타석에서 스스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


○박병호는 좋은 용병이다=외국인타자들보다 훨씬 더 용병처럼 보인다. 내년에 20홈런은 충분히 칠 것이다. 갖고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내서 좋은 4번타자로 만들겠다.
심재학 코치가 말하는 박병호

“홈런칠 때 팔로스루 대단하다”

○리듬이 생겼다=
경기를 치르면서 리듬이 생겼다. 테이크백을 할 때 오른발에 중심도 잘 모아둔다. 홈런칠 때 팔로스루 정말 대단하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좋다=항상 대화를 한다. 시즌 마치고 마무리캠프에서 함께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타자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기분이 좋다.


○내년은 또 다르다=내년에는 상대가 철저히 병호를 연구할 것이다. 그에 대비해서 우리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3년이 병호 야구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WHO 박병호?

▲생년월일=1986년 7월10일
▲출신교=영일초∼영남중∼성남고
▲키·몸무게=185cm·97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5년 LG 1차 지명
▲2011년 성적=30경기 71타수 20안타 타율 0.282 6홈런 16타점 12득점(넥센 이적 후 15경기 55타수 18안타 타율 0.327 5홈런 13타점 9득점·22일 기준)
▲2011년 연봉=4200만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