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헐크 이만수! ’ 조갈량한테 딱 걸렸어

입력 2011-10-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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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열한 벤치싸움

1차전 피치아웃-견제구-몸쪽 승부
조범현, SK 작전 파악…함정 응수
2차전 KIA가 번트 등 적극적 움직임


포스트시즌, 가을야구는 전쟁이다. 그라운드에서는 불타는 전의가 넘치고, 벤치의 감독과 코치는 쉴 새 없이 상황에 대처한다. 한 쪽이 경기전 치밀하게 준비한 작전으로 언제 승부를 걸까 고심할 때, 다른 쪽에서는 전력 분석팀이 1년 내내 상대를 지켜보며 찾아낸 패턴으로 함정을 판다. 가장 정적이면서 동적인 종목인 야구. 그래서 작전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함정은 경기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SK와 KIA가 만난 준플레이오프도 밖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치열한 작전싸움이 계속됐다.

8일 1차전. KIA 선수들은 마치 SK의 공격 사인을 모두 읽고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완벽한 수비를 보여줬다. 1회초 정근우가 안타로 출루하자 이만수 감독대행은 과감히 초구에 히트앤드런 사인을 냈다. 주자 정근우는 뛰었고 박재상이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윤석민의 공은 피치아웃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 날아가 차일목의 미트에 꽂혔다. 공은 곧장 2루로 송구됐고 정근우는 태그아웃됐다. SK가 잡은 첫 찬스가 KIA의 예측 수비 함정에 빠져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윤석민은 국내 최고 투수지만 우완이고 퀵모션이 빠른 편은 아니다. SK는 1회 히트앤드런이 실패했지만 2회 또다시 이 점을 파고들었다.

박진만은 2회 볼넷으로 출루, 리드를 크게 잡다가 2루로 뛰었다. 그러나 윤석민의 공은 포수가 아니라 1루수로 향했고 견제 아웃됐다. 문학에서 경기를 지켜본 모 구단 전력분석팀은 “윤석민의 인터벌 시간이 일정했다. SK로서는 충분히 유혹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견제구가 들어왔고 박진만을 잡았다. 그 이후에는 퀵모션이 더 빨라졌다”고 말했다.

1차전 내내 SK는 KIA의 허점을 파고들었지만 KIA는 이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7회말 무사 1루에서 KIA 3루수 박기남은 최정 타석 때 적극적으로 홈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SK는 과감히 중심 타자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윤석민은 몸쪽 빠른 공을 던졌고 최정은 번트 모션에서 공을 피하다 병살 아웃됐다. 그리고 SK의 역전 찬스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1회 피치아웃, 2회 견제, 7회 번트때 몸쪽 승부 모두 차일목의 사인으로 시작됐다. SK의 사인이 노출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KIA는 SK의 작전 패턴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1차전에서 번번이 KIA의 함정에 빠졌던 SK 벤치는 2차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반대로 KIA는 1차전에서 2차례 번트 실패가 있었지만 2차전에서 1회 보내기 번트, 2회 히트앤드런, 7회 다시 번트 등 다양한 작전을 시도했다.

문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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