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드라마 ‘천일의 약속’ 수애 동생역 박유환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여주인공 서연(수애)의 동생 문권 역을 맡은 신인 탤런트 박유환. 부모 없이 누나 밑에서 자란 철부지 대학생 역할을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소화하고 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SBS 제공
SBS 월화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여주인공 서연(수애)의 동생 문권 역을 맡은 박유환(20)은 최근 ‘박유환 오열’이라는 검색어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극중 문권은 세 살 때 부모를 잃고 그때부터 엄마 역할을 해 온 누나를 종종 속 썩이는 철부지 대학생. 누나가 치매에 걸린 것을 알고 “이게 뭐야, 누나! 이게 뭐야, 등신아!”라며 오열한다. 실감나는 연기에 시청자들은 “나까지 눈물났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운이 좋았어요. 그만큼 부담이 엄청나게 커요. 하나라도 실수하면 안 된다, 나는 위험한 위치에 서 있다, 잘하면 더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생각하면서 맘 다져요. 저에 대한 인터넷 게시판 악플도 일일이 살펴보고 반성해요. 감독님한테 안 혼나는 게 더 무서워요. 혼이 나야 배울 수 있으니까요.”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온 지 3년 됐다. 아직 한국어보다 영어가 편한 상태인 데다 대사가 길고 빠르게 이어져 명연기자들도 혀를 내두르는 김수현 작가의 대본을 소화해야 한다. “대본을 미리 주기 때문에 ‘쪽대본’ 핑계를 댈 수 없어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고 김영섭 CP는 설명했다. 31일 5회가 방영됐지만 대본은 14회까지 나와 있다.
“촬영이 없을 때도 계속 대본을 들고 다니며 읽어요. 주로 집 앞 한강 시민공원에 차를 세워두고 그 안에서 혼자 연습해요. 연습할 때 떠오른 감정이나 생각을 적어두기도 하고요. 발음 고치려고 대사를 녹음해놓고 다시 들어보면서 연습해요.”
그는 형 유천이 KBS ‘성균관 스캔들’에서 연기하는 걸 보면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존경하는 사람도 ‘형’이라고 했다.
“형은 다섯 살 위여서 언제나 어른처럼 느껴져요. 무대 위 프로다운 모습도 멋있어요. 연기 조언은 많이 안 하는데 사회생활에 대해 많이 알려줘요. 특히 인사를 똑바로 하라고 해요. 잠깐의 인사가 사람을 드러낸다고요. 집에서는 단 두 형제인데, 형이 엄마 잘 챙기는 딸 역할이고 저는 무뚝뚝한 아들 역할이에요.” 그는 생김새와 말투, 웃음소리가 형을 많이 닮았다.
“(‘꽃미남 라면가게’에 나오는) 이청아 선배님 같은 청순한 여성이 이상형”이라는 박유환은 할리우드 진출이 꿈이다. “늙어서도 멋진 배우라는 평가를 듣는 게 목표예요. 형이 했던 재벌 역할도 해보고 싶고, 건방진 역할이나 정신이상자같이 망가지는 역할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살면서 경험하지 못하는 걸 캐릭터를 통해 느낄 수 있다는 게 배우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잖아요.”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