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외롭다, 사랑이 그립다 이제 내 반쪽을 찾고 싶다”

입력 2011-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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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은 새 영화 ‘오싹한 연애’에서 제대로 된 연애한번 못해본 여자 여리를 연기한다. 그는 실제로 달콤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영화‘오싹한 연애’ 손예진, 그녀가 꿈꾸는 달콤한 연애

영화 속 귀신도 물리치는 ‘배짱남’보다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위로해주는
나의 솔메이트를 찾습니다
언젠가 한번 해봤던 불같은 사랑 기다려요


“영혼이 통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배우 손예진이 내건 연애의 조건이다. 그는 “솔 메이트 같은 느낌?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위로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사람을 만날 기회는 많지만 그런 남자를 만나기란 힘들다”는 것이다.

배우로서 자주 만나는 이들이란 대체로 배우들. “예전에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며 호호 웃는다. 손예진에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영화 속에서는 그래도 사랑을 할 만큼 해보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실 그가 출연한 대부분의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였거나, 진한 감성의 멜로물이었으니 억지스러운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젠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 한 작품을 보면 좀 흉내낸 면도 없지 않다. 나이를 먹고 시야가 넓어지니 고민도 많아졌다. 고민한 만큼 성숙해지는 게 아니냐.”

그러고 보니 손예진도 어느새 서른의 초입에 서 있다.

“이제 촛불을 켠 것이다. 하하!”

속뜻을 알 듯, 말 듯한 농담까지 섞어가며 여유있게 말하는 손예진의 얼굴이 환하다.


● “영혼 통하는 솔메이트 찾고 있다”

그 환한 서른의 문턱에서 손예진은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다. 12월1일 개봉하는 영화 ‘오싹한 연애’(감독 황인호·제작 상상필름). 이번엔 제목 그대로 ‘오싹한’ 일상을 드러낸다.

영화에서 손예진은 평범하게 살아가다 어느날 갑자기 눈에 들어온 귀신으로 인해 연애는 커녕 일상을 견뎌내기 어렵다. 그러다 만난 ‘호러 일루전’ 마술사 이민기. 두 사람은 어느새 서로에게 다가가지만 귀신은 이들의 교감을 방해한다. 그러니 손예진에게 필요한 연애의 조건은 딱 하나. ‘귀신도 물리칠 수 있는 깡을 지닌 남자’다.

그런데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그런 깡을 지닌 남자 대신 “영혼이 통하는 솔메이트”를 찾고 있다. 자신의 내면을 보듬어줄 수 있는 남자일텐데, 손예진은 그래도 외로울 거라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게 아니냐”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새 알콩달콩한 로맨스물의 주인공에서 한껏 가을의 향취에 빠져든 ‘가을여자’의 느낌이 물씬 난다. “우울함과 쓸쓸함이 갑자기 찾아올 때가 있다. 예전엔 그래서 더 아슬하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이젠 어느 순간 과자를 먹으며 영화를 보고 있는 날 발견하곤 한다.” 그만큼 자신이 단단해진 것 같다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렸다. “무디어지지 않되 스스로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됐다”고.

그래도 계절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법. 요즘 때로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다 낙엽이 떨어지고 한 잎 두 잎 밖에 남지 않은 나뭇잎을 보며 혼자 상념에 젖어들기도 한다. “가지에 매달린 듯, 나뭇잎이 참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순간의 아름다움, 그 끝이 참 짧다는 생각을 하는데, 나도 혹시 바들바들 떨면서 매달려 있는 건 아닐까?”


● “나이들면서 고민 많아지고, 그만큼 성숙해지고…”

서른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사랑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깊어진 듯한 느낌을 줬다. 깔깔거리며 달려나가면서도 청순한 매력을 담뿍 뿜어냈던 20대 초반, 조금씩 파고들어가며 진한 감성을 드러내며 관객과 호흡한 20대 중반 이후, 그리고 이젠 그의 말대로 “고민한 만큼 성숙해”져가는 모습으로 새로운 연대를 맞게 됐으니 축복이라면 축복이겠다.

그래도 손예진은 여전히 사랑을 꿈꾸고 있다. 마치 영화 ‘비포 선 라이즈’ 속 두 주인공처럼 우연한 짧은 만남, 그렇지만 어느새 자신들의 감성 속에 자리잡은 사랑의 싹을 놓고 미세하게 흔들리는 마음을 경험하고 싶단다.

“첫눈에 반하는 건 성격상 되지 않지만” ‘비포 선 라이즈’ 속 주인공들처럼 “말이 통하지 않아도 불같이 느껴지는, 언젠가 한 번 해봤던 그런 사랑”을 그는 지금 기다리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tadad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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