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만년 후보 골키퍼 김영광(울산)은 19일부터 시작하는 K리그 6강 PO를 통해 대표팀 주전 정성룡(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1인자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K리그 6강 PO 동반승리땐 GK 빅뱅
골키퍼 김영광(28·울산 현대)은 A대표팀에서 만년 2인자다. 후배 정성룡(26·수원 삼성)이 조광래호 출범 후 전 경기를 뛸 때 김영광은 매번 벤치에 앉았다. 주전 골키퍼는 부상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니고는 바뀌지 않는다. 김영광은 정성룡보다 나이가 많다. 앞으로도 이 구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김영광은 ‘만년 2인자’로 A대표팀에서 은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표팀이 전부가 아니다. 김영광은 K리그 넘버원 골키퍼를 꿈꾸고 있다. 김영광은 명실상부 올 시즌 K리그 최고 골키퍼다. 정규리그 24경기에서 22골만 내줬다. 경기 당 0.92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선보였다. 2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 최소 실점. 서울 김용대(1.21), 정성룡(1.11)과 비교가 안 된다. 베테랑 전남 이운재(0.97)도 김영광에 못 미친다.
시즌 초반 부진하던 울산이 막판 승승장구하며 6강PO까지 오른 것도 김영광의 힘이 컸다. 울산은 올 시즌 전남과 함께 최소실점(29점) 팀이다.
김영광을 아는 사람들은 그의 성실함에 혀를 내두른다. 김영광은 작년 시즌 후 오른쪽 무릎 십자 인대 수술을 받았다. 올 6월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혹독한 재활로 시기를 두 달 이상 앞당겨 4월에 그라운드에 섰다. 그가 비록 2인자지만 빠짐없이 대표팀에서 선발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대표팀 김현태 GK 코치는 “정성룡과 김영광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정성룡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김영광으로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김영광은 후배에게 주전을 내주고도 단 한 마디 불평 없이 자기 맡은 훈련을 열심히 소화한다. 정성룡도 여기에 자극 받아 자신이 주전이라고 안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영광은 15일(한국시간) 레바논과 월드컵 3차 예선 5차전을 마친 뒤 귀국해 곧바로 소속 팀 훈련에 합류했다. 울산은 19일 FC서울과 6강 PO 첫 경기를 치르고 수원은 20일 부산과 맞붙는다. 만일 울산과 수원이 나란히 승리하면 23일 김영광과 정성룡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