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용자, 그만 부러워하세요

입력 2011-12-07 14: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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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전자, 안드로이드 기기용 도킹 스피커 국내 최초 출시 현장

얼마 전 IT동아 리뷰를 통해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용 도킹 스피커인 필립스 ‘피델리오’를 소개한 바 있다. 리뷰에서 본 기자는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액세서리를 활용할 수 있는 애플 제품 사용자를 부러워한 바 있다. 물론 이에 반감을 보이는 이도 있고 그에 대해 인정할 수 있지만, 애플 기기용 액세서리가 훨씬 다양하고 고급스럽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피델리오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 도킹 스피커만 해도 거의 대부분 애플 아이폰을 기준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물론 이는 애플 기기가 월등하게 좋아서라기 보다는, 안드로이드 기기는 워낙 여러 제조사에서 다양한 형태로 설계, 제조하다 보니 통일된 공통 규격이 없기 때문이라 하겠다. 제품 별로 모양새가 다르니 도킹 스피커 등과 같은 고급 액세서리를 제작하기가 곤란한 것이다. 그러니 안드로이드 기기용 액세서리는 기껏해야 액정보호필름이나 케이스, 충전거치대 등이 고작이다(자동차의 경우에도 아이폰 전용 인테리어 옵션만 제공된다).

그러던 2011년 12월 6일, 필립스전자가 국내 최초로 안드로이드 기기용 도킹 스피커를 출시했다. 외국에서는 이미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지만 이전까지 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었다. 과연 종류도 많고 모양도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를 위한 공용 도킹 스피커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 제품 출시 현장을 찾았다.


스피커 출시 행사다운 작은 공연 마련

행사의 서막을 연 건 다름아닌 클래식 연주. 첼리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로 올라와 ‘미뉴에트’ 등을 연주하며 잔잔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두 연주자의 라이브 연주를 받쳐 주던 피아노 반주가 다름 아닌 이번에 출시한 안드로이드용 도킹 스피커, AS851에서 재생됐다는 점이다. 발표 현장에는 그랜드 피아노를 배치하고 그 위에 AS851을 올려 놓고 안드로이드폰을 연결해 미뉴에트의 피아노 반주를 출력한 것이다. 본 기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참석자가 실제의 피아노 연주로 인식할 정도로 그럴 듯한 사운드를 들려줬다(현장의 대형 스피커에 연결해 음량을 증폭 출력했다).

클래식 연주뿐 아니라,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혼성듀엣 ‘투개월’이 등장해 ‘여우야’를 부를 때도 MR 반주는 AS851이 맡았다. 워낙 좋은 노래이고 또 워낙 노래를 잘 하는 듀엣이라 반주가 없어도 훌륭한 공연이 되겠지만, AS851도 그들의 감미로운 화음을 무난하게 보좌하는 역할을 했다.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작은 스피커지만 음향 기기 출시 행사라는 점을 부각하여 생생한 연주와 피델리오의 사운드 품질을 들려 주려 한 필립스 관계자의 배려가 눈에 띈 에피소드였다.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피델리오의 음질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사실 음질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인 느낌이 강해 정확한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 본 기자는 아이폰용 피델리오 스피커를 리뷰하면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음질을 출력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스피커 유닛의 크기, 가격, 용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국내 안드로이드용 주변기기 시장을 활성화하겠다”

미니 콘서트가 끝나고 이어진 신제품 출시 기조 연설에서는 필립스 소비자라이프스타일 부문 전한주 부장이 국내외 안드로이드 액세서리 시장의 현 상황과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전 부장은 특히 필립스는 생활/건강용 가전 업체이기 이전에 ‘오디오 전문 업체’임을 거듭 강조했다. 필립스 본사는 100년의 역사를 통해 60년대부터 현재까지 3,500개가 넘는 오디오 관련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 부장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용 도킹 스피커를 이미 외국에서 먼저 판매하고 있는데,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고 한다. 그 동안 이들을 위한 전용 스피커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에 필립스는 이후로도 다양한 제품군의 안드로이드용 액세서리 및 주변기기를 제공하여, 외국은 물론 국내 안드로이드 액세서리 시장을 현재보다 훨씬 활성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세계 사용자 수로 보면 애플 아이폰/아이패드보다 안드로이드폰/패드 사용자가 훨씬 많기에 이들의 예측과 기대가 어긋나지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를 위해 내년 5월경 안드로이드 기기의 연결 단자인 마이크로USB 포트의 사운드 출력이 가능해지면, 지금보다 훨씬 유용하고 편리한 도킹 스피커를 공급할 것이라 했다. 아울러 기존 안드로이드 피델리오 스피커도 펌웨어 패치 등을 통해 마이크로USB 포트의 사운드 출력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면 애플용 피델리오처럼 도킹 포트에 꽂기만 하면 음악을 들으며 충전과 데이터 동기화까지 수행할 수 있다.

한편 필립스는 이번 안드로이드용 도킹 스피커 출시를 계기로 제품군을 애플용과 안드로이드용으로 양분하고, 애플의 에어플레이(AirPlay) 기능과 안드로이드의 무선 와이파이(Wireless Wi-Fi) 기능 등의 무선 연결(3G 또는 와이파이)을 통해 동영상?음악을 실시간으로 재생(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 부장은 현재 애플 아이폰/아이패드용 피델리오 도킹 스피커는 이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피델리오 도킹 스피커 외에 모바일 기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음향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라 했다. 여기에는 필립스 이어폰, 헤드폰, 미니 콤포넌트, 디지털 액자(포토프레임) 등이 포함된다.

안드로이드용 도킹 스피커, 잠시 사용해 보니...

발표 현장에는 이날 출시된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 스피커 4종이 전시돼 있었다. 크기와 용도 등에 따라 AS851, AS351, AS111, AS141로 나뉘며, 한 눈에 보기에도 각각마다 독특한 특징과 개성이 담겨 있는 듯했다.


결정적으로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는 필립스의 ‘플렉시독(FlexiDock)’ 기능을 내장하여 도킹 포트를 좌우 이동,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어떠한 안드로이드폰도 장착, 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도킹 포트 양 옆에 지지대를 두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다(물론 애플용 스피커처럼 단단히 고정되는 수준은 아니다). 안드로이드폰의 표준이 딱히 없는 상태에서 이런 정도까지 마련하기 위해 적지 않은 고민을 했으리라 사료된다.

일단 현재로서는 안드로이드폰은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사운드를 피델리오 스피커로 출력해야 한다. 블루투스는 일단 한번 연결해 두면 이후로는 블루투스 기능을 켬과 동시에 바로 연결되며, 도킹 스피커에서 기기를 분리해도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어 유용하다. 스마트폰이 뮤직박스이면서 리모컨이 되는 셈이다.


현장에서 사용해 본 안드로이드 피델리오는 음질과 음향 등에 있어서는 애플용 제품과 다름이 없는 듯했다. 본 기자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작은 크기의 스피커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또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피델리오 어플리케이션과 송버드(Songbird) 어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설치하니, 역시 아이폰 제품과 동일하게 알람 기능과 시계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송버드는 애플의 아이튠즈처럼 안드로이폰의 음악 파일을 PC와 동기화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다만 안드로이드 패드는 대게 마이크로USB 포트를 채택하지 않기에 연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우 블루투스로 사운드 출력은 가능하겠지만, 도킹 포트에 꽂아 충전할 순 없다. 단 도킹 스피커 뒷면에 있는 USB 포트로는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제품 리뷰 시 확인토록 하겠다).

필립스가 공개한 권장소비자가격은 AS851이 329,000원, AS351이 229,000원, AS141이 199,000원, AS111이 159,000원이다. 유사 크기, 유사 사양의 타 도킹 스피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다(물론 음질적, 기능적 차이는 다소 있을 수 있다). AS851과 AS351은 소규모 판매매장이나 전시공간에, AS141과 AS111은 침실이나 거실 책상 등에 올려 놓으면 유용하리라 판단된다.


아울러 IT동아는 조만간 이번에 출시된 안드로이드용 피델리오 도킹 스피커 중 AS851을 리뷰, 소개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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