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Q.1루로 뛰던 타자주자가 홈송구에 맞으면?

입력 2011-1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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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비방해 판정땐 타자주자·3루주자 아웃!

2006년 9월 16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던 KIA와 두산의 경기가 펼쳐진 잠실구장에서 발생한 상황을 되돌려보자. KIA가 0-1로 뒤진 3회초 1사 만루. KIA 조경환의 땅볼이 두산 1루수 최준석에게 잡혔다. 최준석은 홈으로 쇄도하는 3루주자 이현곤을 잡기 위해 홈으로 볼을 뿌렸지만 묘하게 송구는 타격 후 1루로 달려가던 조경환의 헬멧을 맞고 굴절되고 말았다. 이 틈을 타 이현곤은 물론 2루주자 이용규까지 홈을 밟았다. 홈 커버에 나선 두산 투수 랜들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이용규와 부딪혀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두산 김경문 감독은 조경환이 1루쪽 라인 안쪽으로 뛰어 송구를 방해했다고 항의를 했다. 그리고 홈에서 이용규와 부딪혀 넘어진 랜들의 상태를 살피기 위해 2차례에 걸쳐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가 속개되려 하자 공식기록원은 구심 허운 심판에게 김경문 감독이 마운드에 2회 방문했는지의 여부를 묻기 위해 제동을 걸었고, 이때서야 KIA 서정환 감독은 ‘감독이 마운드에 2번 방문하게 되면 투수를 교체해야 하고 감독을 퇴장시켜야 한다’는 규칙을 앞세워 심판진에게 강력히 어필했다.

15분 정도 경기가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진 가운데 결국 심판진은 4심 합의를 거쳐 두산 김 감독이 마운드에 2번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이용규와 부딪힌 랜들의 부상을 염려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투수 교체도 지시하지 않았고 감독에 대한 퇴장도 명하지 않았다. 감독이나 코치의 마운드행 제한을 규정한 공식 야구규칙 8.06조에 따르면 ‘투수가 다쳤을 때 감독이 그 투수 곁에 가고 싶으면 심판원에게 허가를 요청할 수 있고 허가가 나면 방문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Q. 마운드 방문 횟수 때문에 묻혀버리고 말았지만, 최준석의 홈 송구가 타자 헬멧에 맞고 굴절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분명 김 감독은 타자주자가 1루로 가면서 쓰리피트라인을 위반했다고 어필을 했다. 이 때 심판은 어떻게 판정했을까.


A. 야구규칙 6.05(k)와 7.09(k)에 명시된 것처럼 1루쪽 파울라인의 후반부를 안쪽으로 달리다가 송구에 맞았다면 타자주자의 송구 방해를 줄 수 있지만 조경환이 볼을 맞은 지점은 쓰리피트라인이 시작되기 전이었고 더구나 조경환이 고의로 송구를 방해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해 심판진은 김 감독의 어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약 조경환이 송구한 공을 보고 진로를 변경해서 고의로 맞았다면 타자주자 조경환이 송구를 방해한 것이므로 타자주자도 아웃되고 수비의 대상자인 3루주자 이현곤도 아웃을 주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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