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스포츠동아DB
하프피칭마저 전력…몸상태 좋아 코치도 만족
‘끝판대장’ 오승환(30)이 삼성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볼끝 가다듬기에 열중하고 있다. ‘돌직구’의 회전력을 높여 타자가 체감하는 구위를 한층 더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54경기에 등판해 1구원승 47세이브(1블론세이브), 방어율 0.63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거머쥐는 데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와 시속 140km대 초반의 예리한 슬라이더를 노련하게 섞어가며 상대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결과다. 특히 ‘돌직구’로 이름난 그의 포심패스트볼은 알고도 못 친다는 평가 속에 상대타자와 팀들의 집중분석 대상이 됐다.
‘롱런하는 마무리’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는 오승환이 이같은 상대의 움직임을 수수방관할 턱이 없다. 상대의 견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길만이 살길임을 충분히 깨닫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직구의 회전력을 높여 볼끝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전수가 늘면 볼은 포수 미트까지 살아서 들어간다.
오승환은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직구의 회전력을 늘리는 데 훈련의 중점을 두고 있다. 직구의 회전력이 올라가면 볼끝도 좋아진다”며 “(불펜피칭 못지않게) 40∼50m 거리에서 라인드라이브로 던지는 투구연습을 열심히 소화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볼의 회전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스로 척척 알아서 하는 오승환이기에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철석같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작년과 비교해 몸 상태도 더 나은 것 같다. (팔꿈치) 부상 염려도 없다”며 흡족한 속내를 드러냈다. 아마추어 단국대 시절과 2010년 잇달아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전력이 있는 오승환이 캠프에서 하프피칭마저 전력을 다하는 모습에 담당 코치로서 일말의 불안감을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실한 훈련 태도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진단인 것이다. 2012년 더욱 강력해진 ‘끝판대장’의 신기록 세이브 행진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