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회관.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폭력조직-브로커-선수 결탁’설
사실땐 프로야구 도덕성 치명타
검찰도 주목…발빠른 수사 절실
드러난 ‘사실’은 단 두 가지 뿐이다. ‘넥센 문성현이 2010년 브로커에게 경기 조작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 ‘프로배구 승부조작으로 구속된 브로커가 검찰에 프로야구도 경기 조작이 성행했고 실제 가담한 선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고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이미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큰 상처를 받았다. 각 구단은 내부 진위 파악을 하며 만약 경기조작이 사실로 드러났을 경우를 가정해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
특히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만에 하나 폭력조직이 연계됐을 경우다.
폭력조직과 브로커, 선수가 결탁해 경기 조작으로 연결됐다면 프로야구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이미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폭력조직과 연계된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범법자 브로커의 한마디로 시작된 소문과 의혹이 프로야구의 도덕적 뿌리까지 다가가고 있다. 그래서 근거 없는 소문과 의혹이 더 확대되기 전에 검찰의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 한 야구계 인사는 “프로선수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여러 분야의 사람을 소개받고 알게 된다”고 말했다. 불법도박과 그 조작, 매수에는 항상 폭력과 협박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검찰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대도시를 연고지로 갖고 있는 일부 구단이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이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면 과거 폭력조직이 관여된 승부조작은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흔들었다. 1997년 폭력조직이 승부조작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대만프로야구팀 스바오가 해체됐고 연간 165만 명의 관중이 30만 명대로 급감했다. 대만프로야구는 이후 승부조작이 몇 차례 다시 이어져 끝없이 추락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