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왔는데…지루해서 못 놀겠네

입력 2012-0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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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던 ‘놀러와’가 최근 경쟁 프로그램들에 밀리며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놀러와’의 진행자 유재석(왼쪽)과 김원희. 사진제공|MBC

■ ‘안녕’에 밀리고…‘힐링’에 쫓기고…MBC ‘놀러와’의 끝없는 추락

시청률 7.6% 저조…게스트·기획력 떨어져
자사 예능프로 출연진 활용 우려먹기 식상
은지원 재투입·코너 변화에도 효과는 미미


‘‘안녕하세요’에 밀리고 ‘힐링캠프’에 쫓기고.’

한때 월요일 밤 예능의 자존심이던 MBC ‘놀러와’. 요즘은 경쟁사 프로그램 밀리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놀러와’는 2004년 5월 방송 이후 줄곧 월요일 예능 최강 자리를 지켜왔다. 8년 동안 ‘놀러와’의 인기에 밀려 폐지된 경쟁 예능 프로그램만 여러 개.

그런데 요즘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KBS 2TV ‘안녕하세요’에 시청률 역전을 당하며 1위를 내주는가 하면,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도 바짝 쫓기고 있다.

‘놀러와’는 27일 전국시청률 7.6%(AGB닐슨 기준)를 기록하며 12.4%를 나타낸 ‘안녕하세요’와 4.8%포인트 차로 뒤졌다. ‘안녕하세요’를 추격하기 보다는 6.4%로 바짝 따라붙은 ‘힐링캠프’를 견제해야 할 상황이다.

단순히 시청률에서만 고전하는 것이 아니다. 게스트가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중시하는 화제성에서도 ‘안녕하세요’에 밀리고 있고, 주목받는 게스트를 섭외하는 능력과 진정성은 ‘힐링캠프’와 비교되며 고전하고 있다. 그동안 ‘놀러와’는 참신한 기획력과 노력이 엿보이는 게스트 섭외로 호평 받았다. 과거 혈액형 특집이나 지난해 통기타 열풍을 불러온 ‘세시봉’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최근 ‘놀러와’를 살펴보면 ‘독을 품은 라디오스타’ 특집을 비롯해 ‘땡큐 디너쇼’ ‘위대한 멘토’ 등 자사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을 활용한 기획이 대부분이다. 원년 고정 패널이었던 은지원을 재투입시키고 ‘반지하의 제왕’ 코너 대신 ‘라면 가게’ 등으로 재정비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놀러와’가 주춤하는 동안 ‘안녕하세요’와 ‘힐링캠프’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안착했다. 특히 ‘안녕하세요’는 시청자들을 주인공으로 초대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잡았다. 다섯 남매를 육아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10대 소년부터 캡사이신에 중독된 여성 등 독특한 사연을 가진 시청자들의 입담과 컬투, 신동엽, 이영자의 편안한 진행이 더해져 승승장구 중이다.

‘힐링캠프’ 역시 문재인, 박근혜 같은 정치인들을 비롯해 영화배우 최민식 등 평소에 예능에서 보기 힘든 게스트를 초대해 주목 받았다. 특히 차태현, 윤종신 등 평소 밝아보이기만 했던 스타들이 ‘힐링캠프’를 통해 처음으로 공황장애와 크론병 등으로 힘들었음을 털어놓으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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