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④] 양현석 “서태지가 컴백할 줄 솔직히 몰랐다”

입력 2012-03-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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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스포츠동아DB

● “서태지와 아이들, 내 심장의 가장 소중한 기억”


-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한지 이제 20년이 됐다.

“10주년, 20주년, 30주년이고 똑같을 것 같다. 내 심장 한 가운데 있는 가장 소중했던 기억이다. 또한 YG를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고, 죽을 때까지 가슴에 안고 갈 소중했던 나의 ‘근본’이다. 음반 제작을 시작할 때 ‘서태지와 아이들답게 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제작자로 당시의 서태지와 아이들을 돌이키면.

“현재의 관점에서 20년 전을 평가하기란 어렵지만, 다시 나올까 할 정도로 훌륭한 그룹이다. 시대가 원하는 음악이 다 다른데, 서태지와 아이들 음악은 파격적이었고 신선했고 사회적 메시지가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 같다. 또 다시 서태지와 같은 아티스트가 나와야 케이팝이 더 발전한다.”


-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음악을 지금도 듣나.

“사실 우리 가수들 챙기는 게 많다 보니 자주 듣지는 못한다. 여행갈 때, 비행기 탈 때 주로 듣는다. 아이패드를 뒤적거리며 가끔 당시 뮤직비디오도 본다. 물론 서태지와 아이들의 모든 음반과 뮤직비디오는 다 갖고 있다.”


- 힙합을 좋아했으니 ‘컴백홈’ 활동이 제일 신났을 것 같은데.

“하하. 사실 제일 내 스타일과 안 맞았던 건 ‘발해를 꿈꾸며’였다. 춤을 추기가 어려웠으니까. 물론 ‘컴백홈’ ‘하여가’를 좋아했다. 그런데 ‘슬픈 아픔’ 같은 노래도 참 좋아했다. 감정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미친 영향을 평가해본다면.

“많은 분들이 한국대중음악사를 서태지와 아이들 탄생 전후로 구분하는데, 지금 가요계를 휩쓰는 음악도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영향을 받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국의 힙합과 댄스음악의 뿌리, 시초라 생각한다.”


- 서태지가 신비주의를 추구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건 아닐까.

“서태지의 신비주의는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관심을 얻었기에 반사적으로 나온 행동이라 생각한다. 그 당시 처음부터 그랬다기보다 너무 많은 인기를 얻고 관심을 얻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때는 또 쉬는 기간도 없었다.”


- 지금 아이돌 전성시대다. 그런데 왜 제2의 서태지와 아이들은 없을까.

“학교 교육처럼 가요계도 획일적이다. 똑같은 아이돌이 너무 많다. 아이돌이 많아서 잘 되는 게 아니다. 지금은 과도기라 생각한다. 이제는 차별화 없는 가수들은 없어질 것이다. 누가 걱정하지 않아도 대중이 원하는 가수는 반드시 또 나온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할 당시 시대적으로 그런 그룹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타난 서태지와 아이들은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당시 아쉽지 않았나.

“전혀 아쉽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많은 것을 이뤄서 크게 아쉽지 않았다.”


- 서태지와 아이들의 은퇴를 두고 당시 정부개입설, 조폭연루설 등이 있었다.

“하하. 모두 낭설이다. 솔직히 나는 서태지가 솔로로 다시 돌아올지 몰랐다. 자신의 말에 신념이 있었고, 또 자유롭게 살기를 원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 많은 사람들이 20주년을 맞아 서태지와 아이들의 깜짝 이벤트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로선 그럴 계획이 없다. 추억은 추억일 때 아름답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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