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동현(가운데 양 팔을 들고 있는 선수)이 24일 열린 수원 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자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188cm 잠재력 뛰어난 공격수 한때 슬럼프 빠져
제주 이적 후 절치부심…마침내 수원전 역전골
서동현(27·제주)에게는 항상 ‘미완의 대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188cm의 장신에 타고난 자질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그저 그런’ 선수로 기억된다.
2006년 수원 삼성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서동현에게 가장 좋았던 시절은 2008시즌이었다. 수원이 K리그를 평정했던 그해, 13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 족적은 변변치 못했다. 1년 반 가량 고작 2골1도움(27경기 출전)에 그치다 2010년 중반 강원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고향 팀에서 재기를 꿈꿨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딱히 큰 부상이 온 것도 아니었는데, 슬럼프는 계속됐다. 작년까지 강원에서 9골 1도움.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채 날개를 접어야 했다.
다시 찾아온 기회. 작년 12월 말 제주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제주 이적과 함께 결혼도 했지만 서동현은 오직 재기만을 꿈꿨다. 군 입대를 미룰 정도로 배수의 진을 쳤다. ‘출발선에서 좀 뛰다 말았다’는 평가를 또 다시 듣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절치부심.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동계 훈련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던 그의 각오였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제주로 왔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오기만 남았다. 이제 부활할 일만 남았다.”
부활의 신호탄은 생각보다 빨리 터졌다. 무대는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K리그 4라운드 홈 경기였다. 서동현은 양 팀이 팽팽하게 1-1로 맞서던 후반 39분 호벨치를 대신해 교체 출격했다. 출전 시간은 짧았으나 아주 강렬했다. 3차례 슛 기록에 한 골. 필드로 들어선지 딱 6분이 흐르고 산토스의 날카로운 패스를 잡은 서동현은 왼발 슛으로 수원의 골 망을 갈랐다. 이전까지 3연승을 달리던 친정 팀에 꽂은 비수였다.
3라운드에서 광주에 발목이 잡혀 불안감을 드리웠던 제주도 다시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제2의 축구 인생을 향한 서동현의 꿈도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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