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백 걱정에 잠 못 자고…병원 신세까지
● 쉽지 않은 아이돌 생활, “친자매 같은 멤버가 힘 돼”
“지금까지 수입이요? 번 돈은 부모님 집 사는 데 보탰어요.”
13일 한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만난 4인조 걸 그룹 씨스타(소유, 보라, 다솜, 효린)는 그야말로 ‘소 쿨(So Cool)’ 했다.
사실 돈에 대한 문제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민감한 문제다. 하지만 씨스타는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한 답변을 했다.
“얼마 전에 저희 집이 이사를 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번 수입을 보태서 더 큰 집으로 갈 수 있었어요. 딸로서 정말 뿌듯했죠. 솔직히 돈 굴리는 방법은 잘 몰라요. 그저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효린, 소유)
씨스타는 버는 족족 집에 보태는 효녀들이다. 정확한 금액을 밝힐 수 없지만 효린과 소유는 최근 부모님에게 집을 선물했다. 보라와 다솜도 식구들이 살 예쁜 집을 장만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다른 멤버들은 이미 부모님께 집을 사드렸지만, 저희는 앞으로 집 장만을 위해 저축하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과 오빠에게 가방이나 옷 같은 선물은 자주 해 드려요. (웃음)”(보라, 다솜)
▶ 제목은 ‘나혼자’, 사랑은 ‘전국민 모두’
지난달 12일 씨스타는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한 미니앨범 ‘얼론(ALONE)’의 타이틀곡 ‘나 혼자’로 6개월 만에 가요계에 컴백했다.
이미 히트곡 ‘니까짓게’ ‘소 쿨(So Cool)’ 등으로 이름을 알린 씨스타에게 이번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데뷔 3년 차 씨스타가 톱 그룹으로 성장하느냐 마느냐를 건 중요한 갈림길이 되기 때문이다.
효린과 다솜은 “컴백하기 전, 부담감이 상당해서 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효린은 앨범 발매 쇼케이스와 방송 컴백을 하루 앞두고 감기몸살로 쓰러졌다. 급기야 병원을 오가며 링거 투혼을 불살랐다.
인간만사새옹지마(人間萬事塞翁之馬)다.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 팀의 리드보컬 효린의 건강악화는 멤버들의 정신력을 무장시키며 오히려 약이 됐다.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KBS 음악방송 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올라간 것. 빌보드 K-POP 차트에서는 한국 가수 최초로 4주 연속 1위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사실 저희는 이번 활동 전까지 통통 튀고 건강한 모습의 ‘건강돌’ 이미지가 있었어요. 그래서 여성적인 콘셉트로 활동하는 이번 곡을 받고 처음에는 놀랐어요.”(효린)
타이틀곡 ‘나 혼자’는 아이돌 걸 그룹 씨스타에게 건강하고 발랄한 소녀의 이미지에서 성숙한 여성의 매력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번 활동은 여름이 다가오기 때문에 신 나는 노래로 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절제되고 여성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곡을 받았죠. 그래서 여성미 넘치는 영화나 영상들을 수도 없이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어요.”(효린, 소유)
▶ 자격지심이 변신의 힘 돼 ‘전화위복’
지난 2월 온라인을 뜨겁게 했던 ‘걸그룹 서열표’에서 씨스타는 시크릿과 함께 9번째에 있다. 이들 위에는 에프엑스, 미쓰에이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포진해 있다.
씨스타 멤버들은 “한 번도 우리 무대에 만족한 적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지금 같은 상승세라면 서열표에서 몇 단계 올라섰을 법하다.
“인기를 실감하느냐고요? 그냥 얼떨떨해요. 무대에 서면 환호 소리가 전보다 더 커서 팬들이 늘었다는 건 느껴요. 하지만 소녀시대, 원더걸스, 2NE1 같은 톱 그룹으로 가기에는 아직도 멀었죠.”(모두)
“워낙 가요계 흐름이 빠르다 보니 아차 하는 순간 대중들에게 잊히는 것 같아요.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웃음)”(보라, 효린, 소유)
다솜은 지난해 5월 보라와 효린이 ‘씨스타 19’라는 이름으로 유닛 활동을 했던 일을 떠올리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처음으로 저에게 공백기가 생겼어요. 스스로 자격지심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팀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보컬훈련도 받고 독하게 하루 11시간씩 춤을 췄어요. 그러다 보니 살도 빠지고 많이 극복했죠.” (다솜)
휴식 없이 유닛 활동과 드라마 ‘드림하이2’, 예능 ‘불후의 명곡’에 연달아 출연해야 했던 효린 역시 할 말이 많았다. 그는 “몸은 힘들었지만, 다 팀을 대표해서 했던 것”이라며 “요새는 다른 멤버들이 주목을 받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인 씨스타에게 걸 그룹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상적인 생활은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고요. 가끔은 가족과 친구들을 자주 못 봐서 외롭지만 어릴 적 가수의 꿈을 현실에서 펼치고 있으니 만족해요. 그리고 힘들 때 함께 해준 친자매 같은 멤버들이 있어서 좋아요.” (모두)
씨스타는 자신들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게 활동할게요. 2주 연속 1위라는 어마어마한 상을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성장하는 씨스타가 되겠습니다.”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pyw06@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세훈 동아닷컴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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