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보러 가자” 빅버드 구름관중

입력 2012-05-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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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박지성이 하프타임 때 관중들에게 사인볼을 나눠주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수원-울산 K리그 빅매치에 가보니

박지성 유럽진출 후 첫 고향 수원 빅버드 방문


3만7500명 빼곡…“K리그 응원해 달라” 호소
기운 받은 수원, 2-1 울산 꺾고 홈 8연승 화답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가 뜨자 모두가 열광했다.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처음 K리그 경기장을 찾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변함없는 축구팬들의 사랑을 확인한 박지성도 웃었고, 그를 초대한 수원 삼성 구단도 미소 지었다. 수원과 울산 현대의 13라운드 빅뱅에는 무려 3만751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는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 역대 10위권에 속하는 관중 기록. 울산 김호곤 감독도 “정말 부럽다”고 아낌없이 갈채를 보냈을 정도. 이날 울산을 2-1로 꺾고 홈 8연승을 내달린 수원은 9승2무2패(승점 29)로 19일 광주를 꺾고 승점 28을 쌓았던 FC서울을 밀어내고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지성 뜨자 수원벌 들썩

2011∼2012시즌 프리미어리그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박지성은 태국 방콕에서 열릴 자선경기 준비로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 빅버드를 찾았다. 박지성이 K리그 경기장을 찾은 건 유럽 진출 이후 처음이다. 수원은 그가 나고 자란 고향 땅이다.

박지성의 방문으로 모두가 ‘윈-윈(Win-Win)’ 했다.

수원 구단은 이날 경기를 ’박지성과 함께 하는 수원♡사랑 데이‘로 명명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구단의 기대에 걸맞게 경기 전부터 온라인 예매가 폭주했다. 결국 3만7천명 이상의 관중이 왔다. 수원 관계자는 “슈퍼매치(서울전)보다는 덜했지만 시즌 회원권을 제하고 거의 7000∼8000여 장이 온라인으로 팔렸다. 많은 팬들이 찾은 건 그만큼 ‘박지성 효과’가 대단하다는 걸 입증한다”며 밝게 웃었다. 스타 마케팅의 성공 사례다.

박지성에게도 나쁠 건 없었다. 이미 좋은 추억을 안겨줬던 빅버드였다.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보며 유럽 진출의 발판을 놓았고,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도 좁은 입지로 고민할 때 참가한 피스컵 LA갤럭시(미국)전에서 득점하며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박지성은 자비를 들여 수원 세류초-안용중-수원공고 후배들과 교직원들을 초청했다. 상대팀인 울산 서포터스 등 모든 팬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수원의 자랑' '우리들의 영웅’ 등 경기장에 내걸린 각종 플래카드는 박지성에 대한 식지 않은 사랑을 대변했다.

킥오프 30여 분을 남기고 그라운드에 나온 박지성은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K리그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경기장을 자주 찾아 응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박지성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수원과 울산의 대표팀 시절 동료들과도 반갑게 악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원 선수들이 울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후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보스나 활약에 수원 웃다

‘잘 뽑은’ 용병 하나가 수원을 살렸다. 호주 수비수 보스나의 원맨쇼로 화끈한 역전승을 일궜다. 보스나는 수원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17분 동점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데 이어 후반 42분 에벨톤C의 역전골의 발판을 놓는 드리블 돌파로 팀 승리를 도왔다.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서 뛰다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한 보스나의 K리그 데뷔 골.

이날 경기는 작년 8월24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FA컵 준결승전을 떠올리게 했다. 대회 결승행을 놓고 울산과 격돌했던 수원은 내리 두 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스테보와 마토의 연속 골, 박현범의 연장 결승골로 3-2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수원은 전반 8분 상대 미드필더 고창현의 프리킥에 이은 중앙 수비수 이재성의 헤딩 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보스나를 앞세운 매서운 뒷심으로 승부를 바꿨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보스나는 J리그에서도 프리킥으로 종종 득점했다. 이제 처음 터졌으니 앞으로 더욱 기대해도 좋다”며 흐뭇해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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