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부진’ 다르빗슈, 도대체 왜? ‘문제는 제구’

입력 2012-08-07 15:59:43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텍사스 레인저스 다르빗슈 유. 동아닷컴DB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르빗슈 유(26·텍사스 레인저스)가 또 다시 무너졌다.

다르빗슈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점을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다.

최근 세 경기에서 다르빗슈가 내준 점수는 18점. 던진 이닝은 총 18이닝. 평균자책점이 무려 9.00에 이른다.

큰 기대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다르빗슈가 이처럼 부진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찾을 수 있다.

마쓰자카는 다르빗슈에 못지않은 성적을 낸 일본 최고의 투수.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낙차 큰 변화구로 일본 무대를 평정한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일본 무대를 평정했던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의 파워 넘치는 타자에게 통하지 않았고 정교한 제구를 필요치 않았던 제구 역시 핀 포인트에 가까운 제구가 필요했다.

또한 마쓰자카는 아마추어 시절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치며 크게 맞아 본 경험이 거의 없는 투수.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 수차례 대량 실점을 하며 자신감마저 상실했다.

이후 피해가는 피칭을 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볼넷이 늘어나게 되며 오히려 성적은 급락했다. 여전히 구위는 쓸만했으나 자신감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뛰어난 구위가 쓸모없어져 버린 것.

다르빗슈 역시 마쓰자카의 전철를 그대로 밟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힘을 가진 소속팀 텍사스 타선 덕분에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뒀지만 승수에 어울리는 세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6실점으로 인해 평균자책점은 4.57까지 상승했으며 이닝 당 출루 허용수치는 무려 1.46에 달한다. 정상급 선발 투수로는 볼 수 없는 수치. 승수를 제하고 본다면 리그 3~4선발 급에 해당된다.

시즌 초반인 4월에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지만 7월 4경기에서는 1승 3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고 8월 2경기에서는 1패와 평균자책점 10.03으로 매우 부진했다.

물론 다르빗슈는 마쓰자카에 비해 빠른공의 구속과 변화구의 위력이 조금씩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10탈삼진 이상 경기를 6차례나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볼넷 역시 70개를 넘기고 있다. 이는 제구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 시절처럼 스트라이크 존에 자신감 있게 찔러 넣지 못하는 것으로 봐야 옳다.

이유는 간단하다. 메이저리그 타자는 일본 프로야구의 타자와 다르게 제구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 다르빗슈의 공을 안타로 만들어낼 뿐 아니라 장타로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시스템이 생긴 이후 가장 비싼 선수가 된 다르빗슈. 텍사스는 다르빗슈의 원 소속구단인 니혼햄 파이터스에 5170만 달러(약 583억 원)를 지급했고, 다르빗슈에게 6년간 6천만 달러(약 677억 원)의 계약을 초대형 블록버스터 급 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다르빗슈 역시 마쓰자카와 함께 실패한 포스팅 계약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마쓰자카를 데려간 보스턴은 포스팅 비용으로 약 5111만 달러(약 598억 원)을 세이부 라이온즈에 퍼줬고, 마쓰자카에게는 6년 간 5200만 달러(약 608억 원)의 돈다발을 안겼다.

다르빗슈가 지금과 같은 부진에서 탈출해 제 몫을 다 해내기 위해서는 자신감 회복과 빠른공의 정교한 제구가 요구되고 있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