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욱일승천기 유니폼’은 놔두고 왜 박종우만… 비판 쇄도

입력 2012-08-13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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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축구 대표팀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모니'로 동메달 박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일본 체조선수들의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유니폼에 대해선 아무런 문제도 삼지 않은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남녀 체조 대표 선수들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고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번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체조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딴 우치무라 코헤이(왼쪽)와 여자 체조에 출전한 다나키 리에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각각의 유니폼 문양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욱일승천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실제 지난 5월 12일 일본의 권위지 아사히신문은 영문 판에서 "런던 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일본 체조선수들은 '떠오르는 태양(rising sun)'을 형상화한 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게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떠오르는 태양'은 일장기가 아닌 욱일승천기를 상징한다. 욱일승천기는 일본의 군기로 오랫동안 사용됐다. 이 기를 앞세운 일본군은 1940년대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을 학살하고 위안부, 강제징용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이런 배경을 알고 있는 한 비정부기구(NGO)가 13일 이를 문제 삼고 나섰다.
'유엔의 뜻을 존중하는 윤리적 패션디자이너 위원회(유엔패션)'이 주인공. 유엔패션은 일본 체조선수가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행위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키는 체조복을 입었음에도 IOC가 이를 표현의 영역으로 인정한 것과 관련,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IOC와 FIFA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했다.

유엔패션 고희정(33) 대표는 "이처럼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한 IOC가 박종우를 제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일본 선수복과 박종우를 보면, 발생시간이 경기 중과 경기 후라는 차이가 있으며 고의성, 의도성 역시 승리와 거대한 함성의 기쁨 속에서 단순히 종이를 주워 들어올린 박종우와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종우 선수에 대한 제재가 있어서는 안 되며, 만약 제재를 하려면 문제가 있는 옷을 입은 일본 체조선수들의 메달도 박탈해야 이치에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치 문양을 연상시키는 선수복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욱일승천기가 들어간 선수복을 허용한 것은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로 본다. 이번 주 내에 서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IOC가 욱일승천기 단복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또위안부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과 함께 박용성 대한 체육회 회장을 1~2일 안에 만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치인들도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IOC가 박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를 정치적 행위로 본다면, IOC가 중립을 지키지 않고 스스로 일본의 일방적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 후보도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한 게 무슨 잘못인가. IOC야말로 정치적인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티즌들도 각종 게시판에서 박종우 선수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며 욱일승천기 문양의 유니폼은 못본 체하는 IOC의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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