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조중연회장이 말하는 박종우 징계 상황·전망

입력 2012-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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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회장. 스포츠동아DB

1. 국내·외 큰 관심…FIFA도 부담
2. 위반규정 적시, FIFA해석이 문제
3. 축구협, 추가자료 승부수가 관건


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23·부산)의 징계 여부와 수위가 초미의 관심인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어떤 추가자료를 내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를 방문하고 24일 귀국한 협회 조중연 회장(사진)은 “27일까지 추가자료를 내겠다. 국내외적으로 너무 관심이 커 FIFA가 부담을 느껴 빠른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누구를 만났는지 밝힐 수 없지만 2∼3번 미팅을 했고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다”고 밝혔다.


○낙관하기 힘든 현 상황

‘독도가 우리 땅인데 뭐가 문제냐’는 게 국민 여론이다. 그러나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FIFA는 5일 징계위원회에서 이 안건을 다루려다가 연기했다. FIFA가 추가자료를 내라며 협회에 보낸 공문에는 박종우가 어떤 규정에 저촉될 수 있는지를 명시한 문구가 포함됐다. 국정감사 때 몇몇 국회의원들이 공문 공개를 요구해 협회 관계자가 이를 태블릿PC에 담아 23일 열람토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 회장은 “공문이 규정을 적시했다고 징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우려되는 건 이 사안을 바라보는 FIFA의 시각이다. 협회는 박종우 행동이 고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식의 논리다. 사람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FIFA는 상황근거를 바탕으로 법리적 해석을 내린다. 박종우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피켓을 들었고, 이는 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다.


○징계규정, 절차와 전망

FIFA는 추가자료를 검토한 뒤 다음 달 징계위를 열 계획이다. 이 결과를 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징계위를 구성한다. IOC는 FIFA 징계를 기준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FIFA 제재조치에는 ‘경고, 견책, 벌금, 상의 박탈, 제명, 경기출전 금지’가 있다. IOC의 징계유형에는 ‘일시 또는 영구 자격정지, 제명, 등록자격 박탈 또는 철회’가 있는데 제명, 등록자격 박탈이 되면 메달을 반환해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정치적 행위로 징계에 회부된 사례는 1건. 1968멕시코시티올림픽에서 미국 흑인선수 토미 스미스, 존 카를로스가 육상남자 200m 시상식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했고, 선수촌에서 쫓겨났지만 메달박탈은 없었다. 지금까지 올림픽 메달박탈 사례는 약물복용 48건, 판정 항의로 메달을 던진 사례 2건, 나이 속임 1건이다. 정치적 행위로 인한 박탈은 없었다.

종합해보면 박종우가 메달박탈까지는 안 당해도 그 아래 수준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있다. 급선무는 추가자료 제출이다. 협회는 우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호소만할 게 아니라 FIFA가 납득할만한 근거 자료를 내야 하는데 이게 사실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협회 대응이 주목된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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