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뉴 머스탱은 모던한 느낌과 야생마 같은 거친 세련미가 인상적이다. 미국 머슬카의 대표주자답게 묵직한 안정감도 매력적이다. 사진제공|포드코리아
스포츠동아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시승 평가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를 기획했다.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입체적인 평가를 한다. 일반 도로는 물론이고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 각종 성능을 종합 평가한다. 독자들이 신차를 선택할 때 참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리얼테스트 평가단이 선택한 열 번째 차는 포드의 ‘뉴 머스탱(2013년형)’이다.
▶ 포드 뉴 머스탱 3인3색 시승기
■ 한계주행
전체 RPM 영역에서 고른 가속력 보여
코너링 반응 느린편…핸들 조정성은 굿
● 프로레이서 장순호
가속 패달을 밟으면 순간적으로 반응은 하지만 이후 가속력은 약간 무거운 느낌을 주면서 부드럽게 가속된다. 309마력 엔진을 장착한 머스탱은 38.7이란 토크를 특정 RPM 구간보다는 전체 RPM 영역에서 고루 가속이 잘 될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었다. 코너링 탈출 가속은 직진에 비해 약간 더디게 가속이 돼 서킷주행에서는 약간 답답함을 느끼게 했지만 젖은 노면이나 눈길에서는 오버스티어(코너링 중 차량 뒤가 밖으로 밀리는 현상)를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코너 진입시 핸들을 돌리면 차량 반응 속도는 느리고 타이어 마찰의 안정감은 높게 느껴졌다. 코너링 중 핸들의 조정성은 좋은 편이며, 차량 반응은 무겁고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 점을 참고한다면 공도 주행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또한 머스탱의 코너링 밸런스는 언더스티어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 공도에서 안전성은 높다. 하지만 코너링 한계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무리한 속도로 코너링 진입을 하는 것은 자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브레이크 성능을 살펴보면 서킷에서 한계 주행을 3랩 이상 돌면 브레이크 디스크가 빨갛게 변하면서 눈길에서 밀리는 듯한 느낌으로 제동거리가 많이 길어졌다. 브레이크 열을 식히지 않고 계속 주행을 한다면 주행이 어려울 정도까지 과열되어 약간은 위험함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고속으로 하드 브레이킹을 자주 사용하는 운전자는 열값이 높은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로 교환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 스포츠주행
고속주행 시 느껴지는 묵직함 매력적
무게중심 앞으로 쏠려 급제동 등 불편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운전석에 앉으면 상체를 단단히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와 나스카(NASCAR) 경주차 핸들을 닮은 블랙 컬러의 가죽 원형 핸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 분위기는 모던한 느낌과 거친 듯한 세련미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시동을 켜고 엑셀을 깊숙이 밟자 육중한 차체가 도로를 움켜쥔다. 몸이 뒤로 확 젖혀질 정도다. 최고출력 309마력(6,500rpm)은 1.6톤의 차체를 가볍게 이끈다. RPM을 최대로 뽑아 올리니 카랑카랑한 3단 엔진고음이 매력적이다. 허스키한 로커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린다.
2013년형 뉴 머스탱의 가장 큰 변화는 주행 성능을 보강한 서스펜션 세팅이다. 그 외 주요제원은 2012년형 모델과 동일하다. 이전 모델이 승차감 위주였다면 2013년형 모델은 맥퍼슨 스트럿(앞)과 라이브 액슬 3바 링크(뒤)를 적용해 직진 안정성과 고속 주행성능을 강화시켰다. 덕분에 고속주행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이 매력적이다. 다만 차체가 너무 큰 탓인지 빠른 코너링에서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다소 아쉽다. 돌발 사태 시 급제동 능력은 무난하다. 아쉬운 점은 차량 앞부분이 무겁다보니 무게중심이 앞으로 많이 쏠리는 느낌이 있다는 점이다. 급출발 급제동을 여러 번 하다 보면 멀미가 날 지경이다.
기어는 6단 셀렉트 시프트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일반모드에서 기어변속 감각은 부드러운 편이다. 스포츠모드에서 수동조작이 가능한데 기어봉 왼쪽에 표시된 + -버튼을 통해 엄지손가락 하나로 기어변속이 가능하다. 다만 기어봉 손잡이가 두꺼워 손이 작은 사람에겐 다소 불편하다.
김기홍= 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전자제어 주행 장치 장착…코너 시 든든
음성지시 통한 음악재생 등 편의성 확대
● 원성열 기자
그저 그런 세단들로 가득한 도로에서 머스탱은 감출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다. 미국 머슬카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성능을 논하기 전에 야생마가 질주하는 듯한 스타일만으로도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1964년 최초로 출시돼 지난 47년간 90만대 이상 판매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터프한 서킷 주행에 더 어울릴 것 같은 차량이지만 시내 주행에서도 의외로 편안하다. 머슬카 특유의 묵직한 안정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머스탱을 타고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는 법. 한적한 외곽 도로에서 스포츠 버킷 시트에 몸을 깊숙이 묻고 속도를 올려봤다.
중저음이 매력적인 엔진의 폭발음이 포효하기 시작하면 속도는 150km를 훌쩍 넘어있다. 그대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불안한 느낌은 전혀 없다. 전자제어 주행 장치가 차의 속도와 가속페달 조작, 스티어링 휠의 회전 각도를 감지해 필요한 순간 엔진 브레이크를 통해 적절히 차를 제어해준다.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지만 일반 도로를 주행할 때는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이다. 터프하기만 할 것 같지만 세심한 면도 있다. 블루투스 기능이 갖춰져 있어 휴대전화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고, 음성 지시를 통한 통화와 음악 재생도 가능하다. 또한 4.2인치 LCD 스크린을 통해 운전자는 연비를 비롯한 차량 주행 정보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에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특별한 장치인 트랙앱스가 달려 있다. 0-100m/h 가속시간, 코너링 시 느끼는 지포스, 카운트다운 스타트 등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쉽게 측정하고 확인할 수 있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사진제공|포드코리아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10월25일 / 날씨: 맑음 / 온도: 섭씨 23도 / 서킷 테스트 시간: 오후 4시
■ 포드 뉴 머스탱 스펙
배기량: 3726cc
연료: 가솔린
연비: 9.3km/(복합연비)
최대출력: 309마력/6500rpm
최대토크: 38.7/4200rpm
구동방식: 후륜구동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엔진: 3.7L Ti-VCT V6
승차정원: 4명
가격: 쿠페 4210만원, 컨버터블 4800만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