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수, 근엄한 사극의 정수라고? 알고보면 웃기는 남잔데…

입력 2012-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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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저승사자 무영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연기자 한정수. 남성미 넘치는 외모에 유쾌한 성격의 그는 또 다른 변신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저승사자 무영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연기자 한정수. 남성미 넘치는 외모에 유쾌한 성격의 그는 또 다른 변신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아듀! ‘아랑사또전’…조금 덜 완벽했던 저승사자 한 정 수

데뷔 10년동안 출연작 절반이 사극
연기하면서 수염 한번도 자른적 없어


‘아랑사또전’ 제대로 빛 못본 건 내 탓
장난 많은 나…코믹연기 하고 싶죠!


“연기 시작 후 수염을 깎아본 적이 없네요.”

2003년 영화 ‘튜브’로 데뷔해 드라마 ‘한성별곡’ ‘추노’ ‘근초고왕’ 그리고 최근 종영한 MBC ‘아랑사또전’까지 출연작의 절반을 사극에 출연한 연기자 한정수(39). 작품 속 그는 대부분 완벽한 인물이었다. “내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힘들다”는 한정수는 겉모습과 달리 의외로 장난기가 많다. 남을 웃기는 재미를 즐기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코믹 장르에 꼭 도전하겠다며 다가올 기회를 기다렸다.

“매번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한다지만 개인적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겉모습이 워낙 이래서 사극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가볍고 밝은 장르도 좋아한다.”

그는 “따지고 보면 내가 웃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그렇다고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정수의 말처럼 그가 ‘재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항상 근엄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실제 모습도 그럴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한정수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라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사극이었지만 조금 덜 완벽한 캐릭터 저승사자 무영으로 출연했던 ‘아랑사또전’ 방송을 앞두고 한정수는 시청률 40%를 자신했다. 하지만 화제만큼 빛을 받지 못했다. 그는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다. 현장 분위기, 스태프, 배우들 모두 좋았는데 너무 아쉬움이 크다. 내가 가장 못했기 때문이다”며 저조한 성적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제는 한정수의 본 모습을 보여줄 때.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갑자기 코믹한 연기를 한다고 해서 ‘변신’하는 건 아니라며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갖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이 외모에 유쾌한 성격이 내게는 장점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한때 한정수는 ‘21세기 인류의 화두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오랜 생각 끝에 대중문화라는 답을 찾아냈다. 대중문화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영화와 관련된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내공이 쌓이면 시나리오 쓰기에 도전하고 싶다”며 자신의 가치관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또 다른 꿈을 꿨다.

한정수. 사진제공|MBC

한정수. 사진제공|MBC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인 한정수는 ‘인류의 행복’이라는 거창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내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자신에게 던진다는 그는 세상에 0.00001%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자기 한 몸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나도 남들처럼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싶다. 주변의 그런 사람을 보면 ‘네가 정말 부럽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서 단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다. 지금은 옛날보다 나아졌다. 차라리 술이라도 마실 수 있으면 술 한 잔에 모든 걸 털어 내고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올해 들어 결혼 생각을 갖게 된 한정수는 “작년까지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가정을 꾸리고 싶다’ 등 욕심은 없지만 70세가 됐을 때 집 마당에 있는 그네에 앉아 아내에게 ‘나 비겁하게 살아오진 않았지?’라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하곤 한다. 그렇게 물으면 아내가 환한 미소를 짓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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