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내 애드리브? 70%는 하늘이 주신 것”

입력 2013-0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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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까지 네 편의 영화를 쏟아내는 배우 김정태. 조연으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올해의 활약을 기대하며 “흥행 배우 한 번 돼 보자”며 자신과 약속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영화 ‘박수건달’로 흥행 배우 도전 김정태

신문·잡지·시집 등 엄청난 독서량도 순발력 한몫
새해 소망은 둘째 아이·영화제 수상·대출금 갚기
2월까지 영화 4편 개봉…관객 200만 좀 넘어보자

“조연배우로 사는 사람들 중에 내가 가장 흥행에 부진하다. 8년 동안 출연한 영화들 중 200만 명 넘은 작품이 없다니까.”

“새해 소망? 아내와 최고의 사랑을 하자!”

“애드리브 실력? 그건 타고난 감! 순발력은 학습해서 나오는 게 아니거든. 하하!”

185cm에 달하는 훤칠한 키만큼이나 배우 김정태(41)의 화법은 시원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유쾌한 웃음만 던진 건 아니었다. 누구보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역할에 목말라 하고 있는 그는 “몇 년 동안 건달 역할만 한 것 같다”고 자조하며 “언더그라운드 직업에서 벗어나 양지의 세계로 가고 싶다”고도 했다.

김정태는 지난해를 누구보다 분주하게 보냈다. 그 결실이 올해 초부터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시작은 9일 개봉해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박수건달’. 이어 24일에는 휴먼코미디 ‘7번방의 선물’, 2월에는 로맨틱 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와 ‘세계일주’를 차례로 내놓는다. 한 달 사이 개봉 영화가 네 편인데다 각각의 장르와 캐릭터도 다르다. 김정태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새해를 맞으며 휴대전화에 올해 이루고픈 목표들을 적어뒀다. 지난해 “온 집안에 빼곡하게 붙여둔 버킷리스트의 99%를 이뤘다”며 높은 목표 성공률을 자랑한 김정태의 꿈은 소박하지만 꽤 현실적이고, 그래서 공감이 간다.

“건강하게 둘째 아이를 갖자. 마누라와 최고의 사랑을 하자. 대출금 다 갚자. 하하! 영화제에서 무조건 상을 받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자.”

1999년 영화 ‘이재수의 난’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정태는 햇수로 15년 동안 영화와 함께 했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3년 영화 ‘똥개’부터다. 매년 서너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비중이 적은 탓에 강렬한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빛을 낸 건 2010년 코미디 ‘방가?방가!’였다.

이후 감각적인 코미디 연기에서 김정태는 늘 탁월한 실력을 뽐냈고, 그 웃음의 대부분은 즉흥적인 애드리브로 만들어냈다. 얼마 전 드라마를 찍을 때는 대본에 김정태의 대사만 비어 있던 적도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작가의 믿음이었다.

“애드리브는 70%의 ‘감’, 나머지는 얄팍한 지식에서 나온다.(웃음) 몇 초의 짧은 순간 적절한 단어를 생각해야 하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이래봬도 매일 엄청난 양의 신문과 잡지, 글들을 읽는다. 어릴 때 많이 본 시집도 도움이 되고.”

김정태는 “올해도 쉬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 부산에서 찍는 영화 ‘깡철이’가 2월에 끝나면 곧장 드라마를 촬영한다. 김정태는 “‘박수건달’의 초반 성적이 좋아서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며 웃었다.

‘박수건달’은 낮에는 무당으로, 밤에는 건달로 사는 박신양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김정태는 그 맞수인 조직의 2인자 역을 맡아 박신양과 연기 대결을 벌인다. “처음에는 웃다가 나중에는 눈물이 저절로 흐르는 영화”라고 ‘박수건달’을 소개한 그는 “저도 흥행 배우 한 번 돼 보자”며 소리 내어 웃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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