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녹화장서 볼수 없는 아이들의 3가지 아이템

입력 2013-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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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과 아버지들의 진솔한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MBC

과자 NO! 시골음식? 배고프면 다 맛있어
장난감 NO! 나뭇가지 칼 하나면 끝!
투정 NO! 친구들과 놀이…화낼 틈 없지

안방극장을 동심의 세계로 물들이고 있는 다섯 어린이 덕분에 웃음꽃이 핀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화제의 무대. 김성주의 아들 민국, 성동일의 아들 준, 윤민수의 아들 후, 이종혁의 아들 준수, 송종국의 딸 지아가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1박2일 동안 아빠와 지내며 펼치는 이야기가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하며 매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들은 이 시간만큼은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하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 수 없으며 좋아하는 과자도 먹지 못한다. 그렇다고 투정을 부리진 않는다. 연출자 김유곤 PD의 “얘들아! 모여! 집중!”이란 말로 시작하는 ‘아빠! 어디가?’의 제작 뒷이야기를 담는다.


● No! 과자·장난감

아이들은 시골 마을에 도착함과 동시에 장난감과 과자를 제작진에게 맡긴다. 인스턴트 음식도 먹지 못한다. 음식은 모두 현장에서 해결한다. 아빠가 늦게 일어나 아침밥을 먹지 못해 감자를 삶아 먹기도 한다. 썰매 타고 얼음낚시하며 동네를 뛰어다니며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통에 금세 허기가 지기 마련. 김 PD는 “그렇게 움직이는데 배가 안 고플 수가 있겠느냐. 평소 먹지 않던 시골음식이라도 배고프면 다 먹는다. 아주 잘 먹는다”고 말했다. 장난감도 따로 필요치 않다. 길에 떨어진 나뭇가지는 칼이 되고, 삽은 자동차처럼 끌고 다닌다. 손에 잡히는 시골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 된다.


● No! 투정

‘내 것’이라며 자신의 것 외에 경계심을 보이는 아이들이지만 이 곳에서는 무장해제된다. 베개, 이불, 화장실 등 불평불만 없이 사용하고 밥솥으로 착각했던 요강도 집에 두고 싶다며 어느새 탐을 낸다. ‘싫다’고 떼쓰지 않고 상황을 바로 인식하게 된 건 ‘교육적 덤’일까. 새로운 것을 즐기는 재미가 더 커 화를 내고 짜증낼 시간도 없다.

‘놀고 자고 싸는’ 게 아이들이라지만 다른 것보다 화장실 문제가 가장 모호하다. 숨겨진 비밀 하나, 아이들은 현장 도착 직전 마지막 휴게소에 들려 ‘큰일’을 본다.

낮에는 아빠와 친구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지만 자려고 누우면 존재를 잊고 있었던 엄마가 떠올라 아이들은 시무룩해지고 혹여 목소리라도 들으면 금세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특히 첫 여행 때 ‘폭풍눈물’을 흘렸던 후 이제는 여행가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어른스러워졌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관계가 어색했던 아빠와 가까워지고 새로운 친구를 4명이나 사귄 아이들은 이처럼 투정 없이 이틀을 보내고 엄마 품에 안긴다. 엄마를 다시 만난 기쁨도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기대하며 일상으로 돌아간다.

김 PD는 “아이들의 존재가 그렇다. 웃고 울며 모든 것에 적응해 간다. 엄마 보고 싶다고 떼쓰다가도 요강을 보고 밥솥 같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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