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꿈 미끼로…잘못된 만남

입력 2013-02-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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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가 20대 연예인 지망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면서 그 충격의 여파가 연예계 전반으로 미치고 있다. 사진제공|SBS

■ 잇따른 성범죄 사건…멍든 연예계

연예인 지망생 연관됐다는 공통점에
선망의 대상 스타들, 지위 악용 의심
영향력 큰 만큼 우월감 빠져선 안돼

의도적 접근·악의적 폭로도 다반사
“혐의로만 유죄 여론화 조심” 우려도

연예계가 잇단 성추문과 성폭행 의혹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고영욱이 미성년자 성추행 등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반듯한 ‘훈남’ 이미지로 주가상승 중이었던 박시후(35)도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성폭력이 커다란 사회적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대중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연예계에서마저도 잇따른 성폭행 의혹이 제기되자 충격의 여파는 더욱 강하다. 또 연예계 성폭행 사건에 연예인 지망생들이 연루되는 현실도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잇단 연예계 성폭행 사건…왜?

지난해 인기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중견기획사 대표가 연습생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룹 룰라 출신인 방송인 고영욱도 미성년자 간음 및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박시후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어 잇단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스타급 연예인은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진 데다 그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사가 된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스타들은 이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스타급 연예인에 대한 이성적 유혹은 때로 일탈을 낳기도 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스타들에 대한 이성(異性)의 호기심과 지나친 선망의 시선이 빗나간 욕망을 낳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의 감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스타들로서는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나가려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기획사들이 연예인에 대한 관리에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할 때”라면서 “사회적인 영향력을 지닌 연예인들에 대한 주변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간음 및 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왜 연예인 지망생인가

연예계는 연예인들의 잇따른 성 관련 사건에 일부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바로 연예인 ‘지망생’들이 연관됐다는 점이다. 연예기획사 대표는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연습생을 상대로 성적 욕구를 채운 혐의를 받았고, 고영욱도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미성년자에게 접근했다. 박시후를 고소한 A씨도 연예인 지망생으로 알려졌다.

연예인의 꿈을 지닌 이들에게 스타급 연예인은 동경의 대상인 경우가 많다. 그런 정서적 거리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미래 직업 1순위로 연예인을 꼽는 현실에서 연예인의 행동은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그릇된 생각을 하는 일부 연예인들 역시 우월감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구설만으로도 치명적!

현재 고영욱은 재판 중이고, 박시후도 “강제성은 없다”며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불미스런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이들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제2의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건을 바라보는 신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여기서 나온다. 특히 과거 일부 스타급 연예인들이 성범죄와 관련해 기소된 뒤 무죄 판결을 받은 이들도 적지 않다. 이성이 그릇된 목적 아래 의도적으로 연예인에 접근, 성관계를 가진 후 악의적인 폭로와 고소로 몰아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중은 피소 사실과 그 혐의에만 관심을 뒀을 뿐이다. 오랜 세월 연예활동을 포기해야 했던 이들은 혐의를 벗은 후에도 여전히 오해와 편견의 시선 때문에 생계를 위협받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박시후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의 한 관계자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의 자체가 ‘유죄’처럼 여론화할 수 있어서 수사 관련 내용을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한 점도 곱씹어봐야 한다고 연예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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