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비야로나, SF 복귀…“야구가 하고 싶었다”

입력 2013-02-27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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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동아닷컴]

“야구가 하고 싶었다. 두 번째 기회에 감사한다.”

한때 살인죄로 기소됐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유망주 앙헬 비야로나(22)가 최근 새 시즌을 준비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에 복귀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최근 미프로야구(MLB) 사무국이 비야로나를 최근 출전 제한 리스트에서 공식적으로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비야로나는 최근 자신이 연루됐던 살인 사건에 대해서 합의를 이뤄내 소속팀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로나는 기자회견에서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I'm not going to talk about that). 샌프란시스코 관계자들이 그 동안 내게 힘을 북돋아줬다”라고 밝혔다.

비야로나는 2006년 210만 달러(한화 약 25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던 거포 유망주다. 그는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뽑은 ‘최고의 유망주 50명’ 중에 두 차례나 선정될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190cm 가량의 키에 100kg이 넘는 당당한 체구, 2008년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17홈런을 쳐내는 기량까지 그에게는 장밋빛 미래만 약속된 듯 했다.

하지만 2009년 그의 운명에 암운이 드리웠다. 비야로나는 어머니의 미국 방문 허가를 받기 위해 도미니카로 잠시 귀국했다. 이때 그는 마리오 펠릭스 헤수스 벨레트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 운영자를 사살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혐의가 그대로 인정될 경우, 비야로나는 징역 20년형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지난 2011년, 긴 재판 끝에 도미니카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비야로나의 사건을 최종 기각했다. 비야로나는 피해자 가족들과의 민사 소송을 거쳐 결국 13만9000달러의 합의금을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내고 자유의 몸이 됐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 측은 비야로나를 즉시 40인로스터에 올리는 한편 캠프에 초청했지만, 미국 당국은 비야로나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 도미니칸인 그가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아 ‘세계적인 운동선수(world-class athlete)’라는 비자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다. 비야로나는 이후 1년여 동안 20kg 이상을 감량하며 메이저리거의 몸을 만들었다. 비야로나의 현재 체형은 192cm-113kg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로나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다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무대로 돌아왔다. 샌프란시스코는 비야로나에게 74번을 배정했다. 비야로나는 자신의 과거 때문에 팀 동료들이나 팬들로부터 백안시당할까봐 두려워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나는 그가 긴 여행에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는 돌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리는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비야로나와 함께 하는 시즌이다”라고 밝혔다.

비야로나는 “오직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I just want to concentrate on baseball).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야구를 위한 몸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예전처럼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두 번째 기회에 감사할 뿐(I'm just thankful for a second opportunity)”이라며 감격을 표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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