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의 주역 허정무(왼쪽), 정해성 감독이 축구협회 부회장과 경기위원장에 각각 선임됐다. 7일
축구회관에 열린 정몽규 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은 허 부회장과 정 위원장.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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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리그는 허정무·유소년은 최순호
전문분야별 부회장 업무 명확히 구분
경기위원장에 정해성 전 전남감독 발탁
야권인사 집행부 기용 안돼 아쉬움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앞으로 4년 간 한국축구를 이끌 제52대 집행부가 꾸려졌다. 협회는 허정무, 최순호 부회장 등 부회장 5명, 정해성 경기위원장 등 분과위원장 2명, 이사 8명 등 15명의 집행부를 확정해 7일 발표했다. 협회는 아직 선임되지 않은 심판위원장, 의무위원장과 시도협회, 학계, 경제계를 대표할 이사도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이사회 강화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전임 조중연 회장은 부회장단과 분과위원장 등 이사를 측근 위주로 뽑아 많은 비판을 받았다. 정 회장은 조 전 회장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해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큰 공을 들였다. 박경훈 제주 감독, 이미연 부산상무 여자축구단 감독, 신연호 단국대 감독 등 현역 지도자를 이사에 선임해 프로, 여자, 학원축구의 현장 목소리를 골고루 듣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위원장에 국가대표 수석코치와 제주, 전남 사령탑을 지낸 정해성 감독을 임명한 것도 눈에 띈다. 경기위원장은 각종 경기 운영, 지원, 결과 및 분석평가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지만 역할에 비해 위상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협회 관계자는 “정 감독이 오시면서 경기위원장이 한 단계 격상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용 중시
5명의 부회장은 실용 중심으로 꾸려졌다. 부회장의 업무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한 게 특징이다. 대표와 프로 지휘 경력이 풍부한 허정무 부회장은 고등-대학-실업-프로 등 성인리그, FC서울 미래기획단장인 최순호 부회장은 유소년-초등-중등 등 유소년리그를 담당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정통한 김동대 부회장은 국제 분야를 책임진다. 2011년부터 프로연맹 사외이사를 맡으며 정몽규 회장과 인연을 맺은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 대표이사는 협회 최초 외국인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허 부회장은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때로는 회장에게 스스럼없이 직언도 하겠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소통 없어
이번 집행부 구성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 정 회장은 당선 직후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축구계에서는 야권의 대표 세력이면서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이용수 세종대 교수에게 요직을 맡기면 소통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 회장은 당선 후 이 교수를 따로 만났지만 집행부 임원을 제안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기술위원장은 황보관 기술교육국장이 당분간 계속 겸임한다. 기술교육국장은 협회 직원이고 기술위원장은 각급 대표 감독과 선수 선발 권한을 가진 분과위원장이다. 둘은 분리되는 게 맞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기술위원장을 새로 뽑으면 3월과 6월 있을 월드컵 최종예선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미뤄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