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양하은, 20년 만의 기적 일으킬 수 있을까

입력 2013-05-08 06: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양하은(왼쪽)과 1993년 당시의 현정화. 사진출처|ITTF 공식 홈페이지(by courtesy of the ITTF), 동아일보DB

[동아닷컴]

‘탁구신동’이 만리장성을 넘어 하늘로 비상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탁구의 미래’ 양하은(19·대한항공)이 오는 13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탁구 세계선수권에서 20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아직까지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탁구 선수는 김경아(은퇴)다. 김경아는 국가대표에서 물러났지만, 국제탁구연맹 5월 랭킹에서 10위에 오르며 아직까지 한국 최고 랭커로 식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양하은이 대선배 김경아(은퇴)의 그림자를 벗어나 자신을 드러낼 기회다.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무 살이 된 양하은은 세계 탁구계가 주목하는 ‘떠오르는 스타’지만, 지난해 런던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김경아와 박미영(은퇴), 당예서(32)와 석하정(28·이상 대한항공)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양하은은 석하정-서효원(26·KRA한국마사회)와 더불어 한국 여자 탁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올라섰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양하은이 라이벌 이시카와 카스미(20·세계랭킹 8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양하은과 카스미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다. 양하은은 최근 국제탁구연맹 홈페이지에 게재된 칼럼에서 카스미와 함께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반란’을 일으킬 유망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카스미는 먼저 스타덤에 올랐고, 지난 런던올림픽 단체전 4강전에서도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따내는 등 양하은보다 한 발씩 앞서가고 있다.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은 ‘탁구 터줏대감’ 중국의 텃밭이다. 중국 이외의 나라에서 우승자가 나온 것은 무려 20년 전인 1993년 현정화(44·현 대한탁구협회 전무)의 스웨덴 고덴버그 세계선수권 우승이 마지막이다. 현정화는 87년 여자복식(양영자), 89년 혼합복식(유남규), 91년 단체전(남북단일팀)에 이어 93년 여자 단식 우승으로 세계선수권 전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었다.

현정화 이전에도 1975-77년 북한의 박영순(87년 작고)이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게 전부다. 말하자면 중국 이외의 국가 선수가 세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는 것은 일종의 '기적'인 셈이다.

하지만 양하은은 지난 4월 열린 2013 코리아오픈 탁구에서 박영숙(25·KRA한국마사회)와 짝을 이뤄 복식 우승을 차지, 시니어 첫 국제대회 우승자 자리에 이름을 새기며 자신감에 충만해있다. ‘20살’이 된 세계랭킹 ‘20위’ 양하은이 중국세를 이겨내고 ‘20년’ 만의 여자 단식 우승을 성취할 수 있을지, 탁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ITTF 공식 홈페이지(by courtesy of the ITTF), 동아일보DB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