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남 양형모입니다] 홍경민·나르샤 달달한 연기에 ‘손발이 오글’

입력 2013-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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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남자가 사랑할 때’는 스토리 못지않게 음악과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홍경민, 나르샤, 브라이언, 유키스 훈 등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제공|뿌리컴퍼니, 드림콘텐츠

공·소·남(공연 소개팅 시켜주는 남자) 양형모입니다

■ 뮤지컬 ‘남자가 사랑할 때’

뻔한 내용을 배우들 노래 연기로 살려
나르샤 극 후반 집중력 감소는 아쉬워

한 대학의 뮤지컬 동아리에 두 명의 신입회원이 들어온다. 신입생 은수(홍경민 분)는 선머슴같은 여자선배 하윤(나르샤 분)과 조금씩 사랑을 키워가지만 하윤을 오래 전부터 짝사랑하던 선배 승일(최성원 분)은 두 사람이 영 못 마땅하다. 모든 사랑에는 위기가 닥치는 법. 하윤과 승일의 관계를 오해한 은수는 훌쩍 미국 유학을 떠나버린다. 졸업 후 승일은 연예기획사의 대표가 되어 승승장구하지만 하윤은 승일의 집요한 방해로 성공하지 못하고 밤무대 가수를 전전하게 된다.

10년 후. 귀국한 은수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하고 있는 하윤과 재회하게 되고, 옛 뮤지컬 동아리 선후배들과 힘을 모아 ‘하윤 스타만들기’에 돌입하는데….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뮤지컬 ‘남자가 사랑할 때’(이하 남사때)는 그다지 눈맛 당기는 작품이 아닐지 모른다. 주부용 아침 드라마를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놓은 느낌마저 든다. 140분 공연을 보고 있자면 몇 번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남사때’를 보는 재미는 사실 배우 보는 재미다. 뻔한 내용이 뻔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온전히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덕이다.

그런 점에서 가수 홍경민의 ‘은수’는 꽤 흥미로웠다. 평소 방송에서 터프하고 마초같은 이미지를 보여 온 홍경민이지만 그가 보여준 순진 소심남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다만 노래는 어쩔 수 없이 감점. 소심남의 목소리라 하기에는 그의 음색에 워낙 ‘기름기’가 껴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노래 자체로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섹시와 중성적 매력을 동시에 갖춘 나르샤의 연기도 눈을 끌었다. ‘어? 생각보다 잘 하네?’ 싶은 장면도 많았다. 은수와의 첫 만남에서 보여준 선머슴 선배의 모습은 상당히 좋아 ‘내게도 저런 선배가 있었으면’하는 부러운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아쉬운 점은 초반의 연기적 체력을 막판까지 끌고 가지 못 했다는 것. 극이 진행될수록 확실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특히 은수가 떠난 뒤 승일에게 “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잃었어”라며 하윤이 돌아서는 장면. 확실히 소름과 오글거림은 미묘한 데서 차이가 난다.

뮤지컬 ‘남사때’는 6월 2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 양기자의 내 맘대로 평점


감동 ★☆☆☆ (감동과 오글거림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웃음 ★★★☆ (명품조연 김재만의 코믹연기에 박수를!)

음악 ★★☆☆ (테마곡이 확실하게 귀에 날아와 꽂혀준다)

무대 ★☆☆☆ (평범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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