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한 류현진의 3루타 장면
류현진 하이라이트… 애리조나 LA다저스 연장 접전
13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디백스의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다저스타디움에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전날 사구 5개를 주고 받으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난 끝에 6명이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진데다 날씨마저 화씨 60도(섭씨 16도)에 그치며 음산했다.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의 패트릭 코빈과 내셔널리그 루키 중 다승(6), 평균자책점(2.72), 탈삼진(73)에서 모두 2위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의 선발 대결은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최초로 올 시즌 10승 고지 등정을 노리던 코빈은 5회에만 집중 6안타를 맞으며 4실점으로 부진을 보여 패전을 면한데 만족해야 했다. 그 중심에는 '클러치 히터' 류현진이 있었다. 2루타를 치고 나간 후안 우리베가 안드레 이디어와 라몬 에르난데스의 연속 2루 땅볼로 홈을 밟아 1-3으로 다저스가 추격에 나섰다.
8번 알렉스 카스테야노스의 좌측 인정 2루타가 나온 후 류현진이 타석에 들어섰다. 2회말 첫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던 류현진은 93마일(150km)을 상회하는 코빈의 직구만을 노렸다. 류현진의 매서운 타격 실력을 익히 알고 있는 코빈은 두 차례나 투수판에서 발을 뺐고, 와일드피치까지 나오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결국 볼 카운트 1B2S에서 류현진은 코빈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져 우측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던 우익수 헤라르도 파라가 볼을 뒤로 흘려보내는 사이 류현진은 젖먹던 힘까지 발휘하며 3루로 전력 질주했다.
생애 첫 3루타로 올 시즌 3번째 타점을 올린 류현진은 덕아웃을 향해 오른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류현진의 득점권 타율은 0.428(7타수 3안타)로 올라갔다. 이날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마친 류현진의 시즌 타율은 0.259가 됐다.
하지만 맹타를 휘두른 타석과는 달리 본업인 투수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를 펼쳤다.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빅리그 데뷔 후 최다인 11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단 한 번도 삼자 범퇴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무려 4개의 병살타를 곁들이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마의 4회가 문제였다. 집중 4안타를 허용하며 3점을 빼앗겼다. 류현진이 한 이닝에서 3실점을 한 것은 디백스전이 처음. 그러나 기록으로는 안타로 처리됐지만 다저스 수비진의 실책성 플레이가 3개나 나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선두 코디 로스가 친 느린 타구를 3루수 후안 우리베가 뒤늦게 스타트를 끊은 후 러닝스로우로 1루에 던졌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이어 미겔 콘테로에게 허용한 중전안타도 타구 방향을 잘못 판단한 안드레 이디어의 실책이나 다름없었다. 타구가 맞는 순간 예상보다 볼이 뻗지 않자 뒤늦게 달려오며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첫 실점이 된 마르틴 프라도의 좌전안타 때 다저스의 좌익수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는 홈으로 완벽한 송구를 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으나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가 볼을 어이없이 떨어뜨리고 말았다.
디디 그레고스의 우전 적시타와 클리프 페닝턴의 유격수 병살타로 0-3으로 리드를 당한 류현진은 상대 투수 코빈을 3루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고 악몽같았던 4회를 마쳤다.
고비는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6회에도 찾아왔다.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맞은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류현진은 대타 윌리 블룸퀴스트를 1루 플라이로 처리하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7회 등판한 크리스 위드드로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투아웃 후 집중 3안타를 허용하며 4-4 동점을 내줘 류현진의 시즌 7승이 신기루로 변했다.
다저스타디움 |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