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18일 한국-이란전 앞두고 양팀 감독들 신경전
“내년 브라질월드컵은 고향 포르투갈에서 TV로 보시기 바란다.”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8차전)에서 맞붙는 한국과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13일 파주NFC에서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 감독은 이날 훈련에 앞서 작심한 듯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단순한 코멘트를 국민감정으로 이해하는 데 대해 한 마디 해주고 싶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세계적인 클럽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해왔던 분이 안 좋은 것만 배웠다”고 꼬집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04∼2008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2011년 4월부터 이란대표팀을 맡고 있다.
설전의 시작은 이렇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 7차전을 마친 최 감독은 “선수들 모두 작년 10월 이란 원정에서 받은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 이란이 밉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기자가 한국과 함께 본선에 나갈 팀을 꼽아달라는 애교 섞인 질문에 화답한 것이었다. 그러나 뼈있는 대답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이란의 비협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훈련장을 제공하고 경기 당일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을 일부러 돌아가는 등 상식 밖 행동을 했다. 한국은 이란에 0-1로 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케이로스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이란에서 푸대접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란은 최선을 다했다. 최 감독이 프로답지 못한 행동으로 이란에게 모욕을 줬다. 이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양 팀 감독의 설전은 4년 전 박지성과 네쿠남의 신경전과 빼닮았다.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원정 때 네쿠남이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박지성은 “지옥이 될지 천국이 될지는 경기 끝나고 알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박지성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1-1 무승부를 이끌었고, 이란은 끝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이란은 13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해 울산현대호텔에 투숙했고, 훌륭한 잔디 시설을 갖춘 강동구장을 훈련장으로 이용한다.
파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