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세경. 사진ㅣ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제가 극 중 서미도라면 두 남자 대신 꿈을 찾아 떠날 것 같아요.”
배우 신세경(22)은 질문 하나하나에 가장 진솔하고 정확한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눈빛과 말투는 차분하고 당당했지만 “원래 흥이 많은 편”이라는 그의 말처럼, 인터뷰 중간 중간 ‘하하하!’ 웃으며 털털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세경은 6일 종영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서미도 역으로 차가우면서도 열정적인 내면 연기를 펼쳤다. 미도는 한태상(송승헌 분)과 이재희(연우진 분) 사이에서 고민과 갈등을 반복했다. 그는 “나와 다른 인물이지만 미도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연기에 후회가 없을 만큼 노력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태상과 재희와의 관계에 있어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결말이더라도 의견이 분분했을 것 같아요. 제가 미도라면 어땠을까요. 아마 두 남자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저의 꿈을 선택했을 것 같아요. 하하!”
신세경은 자신을 사랑하고 도움을 주는 한태상과 여행지에서 로맨틱하게 만난 이재희 사이에서 갈팡질팡해 ‘어장관리녀’(실제로 사귀지 않지만 마치 사귈 것처럼 친한 척하면서 자신의 주변 남성들을 동시에 관리하는 여성을 나타내는 신조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잘생긴 두 남자를 혼란스럽게 할수록 더 많은 욕을 먹었다. 한편으로는 두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연기를 훌륭히 소화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장관리녀’라는 말에 잠깐 속상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감사했어요. 다만 팬들이 마음 아파하더라고요. ‘다음에는 꼭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세요.”(웃음)
배우 신세경. 사진ㅣ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대범한 신세경과 달리 팬들뿐 아니라 배우, 감독, 작가까지 그녀를 걱정했다. 그는 “처음 공개하는 내용”이라며 “연우진 오빠가 ‘내가 대신 욕먹을게’라고 했던 말에 많이 감동했다”고 털어놨다. 또 “오빠와의 강제 키스신과 러브신 때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며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연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남자가 사랑할 때’로 또 한 편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신세경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쉴 새 없이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영화 ‘푸른소금’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에 출연했고, 드라마 ‘패션왕’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여주인공을 맡았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뒤 꾸준히 작품을 해왔다.
그는 “작품을 하는 게 연예인 생활을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열정으로 작품을 만드는 순간의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지 몰라요. 또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며 배우로, 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도 좋고요. 이렇게 다이내믹하고 행복하게 삶을 배우다니, 정말 감사한 일 아닌가요? 괴로울 때는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지만 작품 때문에 힘든 과정을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꾸준히 성장하고 앞으로도 꿋꿋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신세경. 그런 그의 모습을 칭찬하자 갑자기 “저 퇴보할 수도 있어요”라고 엄포를 놓는다.
“제가 정체되고 남들이 정진해서 밀려난 퇴보 말고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능동적으로 움직였는데 그게 옳은 길이 아니어서 퇴보할 수 있다는 거예요. 먼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그게 퇴보가 아닌 발전이겠지만요. 저 잘하고 있는 거죠?”(웃음)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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