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LG, 꼴찌서 KS우승 기적…2013년 LG, 그때와 닯았다 어게인 1990!

입력 2013-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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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LG를 막을 수 없다. LG가 바닥부터 1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1990년의 창단 첫 우승과 닮은꼴 행보로 2013시즌 신바람을 내고 있다. 23일 대구 삼성전 1회초 2점홈런을 터뜨린 정성훈(16번)이 덕아웃 앞에서 주장 이병규와 합동으로 흥겨운 합동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잡고 9연속 위닝시리즈
5월말 7위서 한 달 만에 3위로
삼성과 2게임차…1위 사정권

LG의 신바람이 거칠 줄 모르고 있다. 23일 대구구장에서 1위 삼성을 8-2로 대파하고 다시 2승1패 위닝 시리즈를 장식했다. 18∼20일 마산 NC전에서 우천취소된 1경기가 포함돼 1승1패가 된 것을 제외하면, 무려 9연속 위닝 시리즈.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36승27패(승률 0.571)로 승리가 패전보다 9개나 많다. 넥센에 0.5게임 뒤진 3위지만, 1위 삼성에도 2게임차에 불과하다. 4강 진출이 LG의 숙원이지만, 현재로선 1위 도약도 가시권이다. 올 시즌 LG의 신바람 행보를 두고 LG가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1994년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실상은 여러 측면에서 오히려 1990년과 더 흡사해 보인다.

● 1990년의 LG

1990년 LG는 6월 3일까지 꼴찌였다. 그러나 6월에만 16승6패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7월 13일 1위로 올라선 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서울 팀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 고지까지 밟았다. LG의 전신 MBC 청룡은 1989년 49승1무67패(승률 0.425)로 7개 구단 중 6위. 게다가 1983년 준우승 이후 6년 연속 가을잔치에 참가하지 못했다. 1990년 LG의 변신은 놀라웠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마운드. 1989년 4.27로 7개 구단 중 6위였던 팀 방어율이 1990년 3.38로 해태(3.36)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환골탈태했다. 팀 타율도 1989년 4위(0.252)에서 1990년 1위(0.271)로 수직상승했다. 타선에선 이광은과 김재박 등 노장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웠고, 노찬엽 김동수 등 신예들이 치고 올라왔다. 마운드는 정삼흠이 선발에서 마무리로 성공적인 전환을 했고, 사이드암 문병권이 5월부터 5연속 완투승을 거두는 등 10승투수로 도약해 힘을 실었다.

● 2013년의 LG

올 시즌 LG는 5월 27일까지 7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1990년처럼 뜨거운 6월을 장식하고 있다. 6월에만 14승4패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운드는 LG의 고질적 문제였다. 2003년 이후 10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결정적 결함이기도 했다. 지난해 팀 방어율은 4.02로 8개 구단 중 7위. 그러나 올 시즌은 3.59로 1위다. 팀 타율은 지난해 0.261로 3위에서 올 시즌 0.280으로 2위에 올라 있다. 투타의 짜임새가 1990년만큼이나 강하다. 노장 이병규가 앞장서고, 김용의와 문선재 등 신예들이 전력에 가세한 점, 1년 전 마무리로 전환한 봉중근이 뒷문을 단속하고 있는 점이 1990년과 흡사하다. 사이드암 우규민은 이날 삼성전까지 6월에만 4연승으로 시즌 6승째(3패)를 수확했다. LG가 1990년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까. LG 팬들은 기적을 꿈꾸고 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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