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소사 ‘코르크 방망이’…비거리 늘리려다 세계적 망신

입력 2013-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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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부정배트 사건들

야구의 백미는 ‘홈런’이다. 타자들은 타구가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쾌감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타구의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꼼수도 많았다. 부정배트 사용이 대표적이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였던 새미 소사(전 시카고 컵스)는 2003년 코르크를 넣은 방망이를 사용한 사실이 발각돼 명예가 실추됐다. 소사는 1998년부터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루이스)와 홈런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2년 연속 60홈런을 쳐내고도 맥과이어에 막혀 2인자에 머물러야 했고, 2001년에는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라는 강력한 적수가 새로 나타났다. 이 때문이었을까. 2000년과 2002년 홈런왕을 차지했음에도 좀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은 마음에 코르크 심이 박힌 배트를 사용했다. 2003년 6월 탬파베이전에서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부정배트를 사용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 톡톡히 망신을 샀다. 욕심이 부른 화였다.

국내서도 부정배트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1997년 5월 LG 천보성 감독은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 17홈런을 맞고 49실점을 하자, 삼성 타자들의 압축배트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삼성 백인천 감독은 펄쩍 뛰었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삼성 선수들이 사용하는 배트 2자루를 수거해 절단해보고, 일본 미즈노사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양측으로부터 정상 배트라는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무려 한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 KBO는 부정배트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심판위원들의 불심검문이 가능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각적으로 사용금지와 퇴장 조치가 내려진다. ‘한국판 새미 소사’가 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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