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킬러’ 홍명보, 삿포로 참사 되갚아줄까

입력 2013-07-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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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가운데)이 1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이틀 째 훈련에서 선수들 앞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며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동아시안컵 관전포인트

내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호주와 1차전


28일 13년만의 ‘잠실 한일전’ 최대 이슈
사흘 훈련 불구 투혼으로 신뢰회복 다짐
홍감독 “경험·매뉴얼 쏟아부어 성적 낸다”


한국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데뷔무대가 열린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한다.

동아시안컵은 동아시아 10개국이 속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주관하는 대회. 5회 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가 참가해 풀리그로 자웅을 겨룬다. 과거 대회에서는 한국(1,3회)과 중국(2,4회)이 두 차례씩 우승했다. 한국은 7월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르고, 7월24일 화성종합타운에서 중국과 2차전을 갖는다. 숙적 일본과 최종전은 7월2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다.


● 투혼의 축구로 신뢰 회복

한국축구 위상은 추락했다. 최강희 전 감독 시절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천신만고 끝에 2014브라질월드컵 티켓은 땄지만 일부 선수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문이 터져 큰 실망을 안겼다. 대표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홍 감독이 특급 구원투수로 나섰다. 작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지도력과 리더십을 입증한 홍 감독이 A대표팀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완성도 있는 경기력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대표팀은 호주와 1차전을 3일 앞둔 17일에야 소집됐다. 그나마 J리거들은 18일에 들어온다. 발을 맞출 시간이 없다. 홍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앞으로 시간이 없어서 못 했다는 말은 안 한다. 내 경험과 매뉴얼을 다 쏟아 부어 짧은 시간에 만들어내겠다. 우리는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해서 국민들에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 숙명의 한일전

동아시안컵이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해도 성적을 아예 신경 안 쓸 수 없다. 내년 브라질월드컵에 나란히 나서는 한국과 일본, 호주 등 동아시아 3강의 자존심 대결도 걸려 있다.

특히 숙명의 한일전이 13년 만에 잠실벌에서 펼쳐져 눈길을 끈다.

홍 감독은 선수시절 일본 J리그에서 뛸 때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팀 주장을 맡았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일본 축구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대항전에서만큼은 일본의 천적이었다. 홍 감독은 19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 때 일본에 0-1로 패한 뒤 “한 번 더 일본에 지면 축구화를 벗겠다”고 폭탄선언을 했고, 이후 실제로 패한 적이 없다. 올림픽팀 사령탑으로 작년 런던 대회 3,4위전에서 일본을 완벽하게 누르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A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첫 한일전을 치르게 됐다. 잠실에서 한일전이 열리는 것은 2000년 4월 친선경기(한국 1-0 승) 이후 13년만이다. 당시 대표팀 주장이 홍 감독이었다는 점도 공교롭다.

동아시안컵도 한일전을 최고 빅매치로 인정한다. 지금까지 4회 대회를 치르는 동안 한일전은 늘 마지막에 열렸다. 한국은 1,3회 대회에서 일본과 비겼고, 2회 대회에서는 0-1로 무릎을 꿇었지만 4회 대회에서 일본축구의 상징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기분 좋은 3-1 역전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한일전은 2011년 8월 삿포로 맞대결. 한국은 0-3 충격 패를 당했다. ‘삿포로 참사’를 되갚아줄 차례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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