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첫 연패… 1회 부진 왜?

입력 2013-08-25 15:10:31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류현진 첫 연패’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은 보통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대부분의 경우 이닝이 거듭될 수록 체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구속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는 정반대다. 보통 1회에는 직구 구속이 90마일을 넘지 못하다 경기 중반 이후 그 날 경기 최고 구속을 찍을 때가 많다.

25일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도 마찬가지였다. 조니 곰즈에게 허용한 3점 홈런은 시속 90마일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린 것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에 13개의 직구를 구사했는데 91마일 이상이 나온 것은 5개 뿐이었다.

레드삭스전 최고 구속은 5회초 셰인 빅토리노를 상대로 던진 92마일이었다.

몸이 비교적 늦게 풀리는 스타일인 류현진은 1회 위기를 많이 겪는 편이다. 올 시즌 내준 홈런 13개 중 무려 5개를 1회에 허용했다. 그나마 이날 경기 전까지 1회에 홈런을 빼앗긴 경기에서 류현진은 3승을 따냈고, 다저스는 4차례 모두 승리했다.

4월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앤드류 맥커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지만 다저스가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승리였다.

5월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좌타자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다저스가 6-2로 역전승을 거둬 류현진은 시즌 3승째를 따냈다.

6월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는 좌타자 체이스 어틀리에게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솔로포를 내줬다. 클리프 리와의 숨막히는 투수전을 펼치며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9회초 수비에서 야시엘 푸이그와 매트 켐프가 연달아 실책을 저질러 류현진의 승리가 물거품이 됐지만 결국 다저스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8월13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홈런이 3개밖에 없던 교타자 후안 라가레스에게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불의의 솔로홈런을 빼앗겼다. 하지만 7회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류현진은 시즌 12번째 승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처음 3점 포를 허용한 레드삭스전은 예외였다. 올 시즌 처음 한 이닝에 4점이나 내준 류현진은 5회까지 추가실점없이 잘 버텼지만 아메리칸리그 최강 팀 중의 하나인 레드삭스를 상대로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회에 약한 징크스에 대해 류현진은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경기 초반보다 이닝이 거듭될 수록 구속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곰즈에게 직구를 던지다 3점 포를 허용한 후 변화구 위주로 볼 배합을 바꾼 류현진은 5회까지 기록한 89개 투구 중 44개의 직구를 던졌다. 60% 정도되는 평상시 직구 구사비율보다 훨씬 낮은 49%에 그친 것.

구속이 전부는 아니지만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코너워크가 이뤄지지 않은 90마일 이하의 직구로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는 힘들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류현진은 6번 더 등판할 예정이다. 상대는 모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팀들이다. 샌디에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차례씩, 콜로라도 로키스와 애리조나 디백스와 1차례씩 대결을 남겨 놓고 있다. 파드리스와는 아직 상대한 적이 없지만 자이언츠(1승2패, 방어율 2.81), 디백스(1승, 방어율 5.82), 로키스(1승, 방어율 3.00)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시즌 15승 고지를 정복하며 다저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기 위해서는 1회에 약한 징크스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