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의 슈터였던 동부 이충희 감독이 수비농구를 꺼내들었다. 이 감독이 11일 일본 도쿄 전지훈련 도중 자신의 농구철학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도쿄|최용석 기자
日 전지훈련 수비 강화가 중점
팀워크를 위해 김주성 주장 세워
“남보다 더 노력하면 성적은 덤”
이충희(54) 동부 감독은 선수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슈터였다. 슛 하나만큼은 아시아에서도 알아줬다. 그런 이 감독은 공격농구가 아닌 수비농구를 지향한다. 아이러니하지만 ‘강력한 수비는 승리를 가져다준다’는 농구철학을 갖고 있다. 강력한 수비와 빠른 공수전환으로 손쉽게 점수를 올리면, 공격농구를 펼치는 팀 못지않게 득점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이 감독은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팀을 이끌고 있다.
강한 수비력을 갖추려면 전술적 준비도 중요하지만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그래야만 유기적 움직임을 통해 강한 수비를 펼칠 수 있다. 이 감독은 11일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하나가 되면 동부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장을 김주성으로 바꾼 이유도 팀워크 때문이다. 책임감과 리더십이 강한 김주성이 팀워크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는 2013∼2014시즌 4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주성, 허버트 힐, 이승준으로 10개 구단 중 최고의 높이를 구축했다. 내년 2월에는 군에서 제대한 윤호영까지 가세한다. 게다가 이달 30일 열릴 신인드래프트에서 앞 순위 선발권을 보유해 경희대 ‘빅3’ 중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 이 같은 구상이 잘 맞아떨어지면 당장 우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2007년 이후 6년 만에 프로농구 현장으로 돌아온 이 감독의 어깨는 그만큼 무겁다. 팀이 지난 시즌 불미스러운 일에 엮인 터라 구단도 호성적을 간절히 바란다. 주변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선수들과 함께 긴 여정을 잘 소화하겠다는 일념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자주하는 말인데 코트에서 한 발 더 뛰고,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서 한 경기씩 치러나가면 승리나 성적은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도쿄|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