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황기순. 스포츠동아DB
황기순은 22일 오후 김원장 조수빈 앵커가 진행하는 KBS 1TV ‘뉴스토크’에 출연해 “도박이 얼마나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일인지 후배들에게 일일이 말해줄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일이 터지고 나면 나도 어떻게 도와줄 수 없다”면서 “작든 크든 현재 일을 하고 있고, 그 일로 대중들에게 평가받는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후배들이 잘 알아줬으면 한다. 조금만 더 바른 길, 남들이 인정하는 길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기순은 1997년 필리핀 카지노에서 환치기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탕진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TV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황기순은 13년간 자전거로 전국을 돌며 거리모금에 나서 3억원을 모았고, 이 돈으로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휠체어 약 1100대를 기증했다. 13일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수여하는 2013년 올해의 ‘사랑의 열매’ 대상을 수상했다.
황기순은 “도박과 연루됐던 그 시간들이 내 인생의 가장 안타까운 시간들”이었다면서 “후배들도 아마, ‘도박이 정말 심각한 불법이고 잘못된 것이다’, ‘대중이 알게 됐을 때 연예인으로서 받아야할 고통이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재미로 시작한 것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되는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황기순은 도박에 무감각한 세태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도박이 우리 사회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보통 사람들도 도박으로 번 돈에 대해 무감각하다. 어떤 형태이건 도박은 도둑질이다”고 말했다.
황기순은 현재 다섯 살인 아들에게 ‘마음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자전거 대장정을 통한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