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프랭크 토머스가 입회에 성공한 2014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는 주목할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역사상 4명뿐인 통산 500홈런과 3000안타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완전히 탈락한 것. 주인공은 라파엘 팔메이로.

팔메이로는 지난 9일(한국시각) 발표된 2014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총 571표 중 25표를 얻어 득표율 4.4%를 기록했다.

명예의 전당 피선거권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득표율 5%에 미치지 못한 것. 이로 인해 팔메이로는 2015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20년간 활약한 팔메이로는 파워와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타자로 매우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최우수선수(MVP) 등의 수상 실적은 없었지만, 통산 2831경기에 나서 타율 0.288과 569홈런 1835타점 1663득점 3020안타를 기록했다.

행크 아론, 윌리 메이스, 에디 머레이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4명만 기록한 500홈런-3000안타 클럽에도 가입했다.

하지만 팔메이로는 선수 생활 말년에 금지약물 사용과 관련된데 이어 위증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이미지를 실추했다.

이를 계기로 팔메이로의 인기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지난 2011년 첫 번째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11.0%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이어 2012년에 12.6%를 받았고, 금지약물 사용에 대한 반감이 퍼진 지난해에는 8.8%를 얻는데 그쳤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팔메이로는 매덕스, 글래빈, 토머스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한편 금지약물과 관련 없는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자 피선거권 유지 최소 득표율인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제 팔메이로는 기자단 투표로는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수 없고, 베테랑 위원회의 심사를 노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베테랑 위원회 역시 금지약물 사용에 위증 혐의까지 덧붙은 팔메이로를 명예의 전당으로 인도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