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프로야구 ‘2군 전훈시대’ 완전히 정착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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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해는 마운드 왕국 재건의 해!’ KIA 김진우(앞)가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괌에서 동료투수들과 함께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2. ‘홀쭉이와 뚱뚱이의 합체?’ 지난해 FA 자격을 얻어 친정팀에 돌아간 롯데 최준석(앞)이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박기혁을 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3. ‘볼이 얼마나 좋나 한번 볼까?’ SK 이만수 감독(뒤)이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새 외국인투수 로스 울프의 피칭을 포수 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SK 와이번스

올해 롯데 제외 8개 팀 2군 전훈 계획
LG·두산 등 6개 팀 대만 스프링캠프
선수층이 성적 좌우…아낌 없는 투자


15일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해외 전지훈련은 한 해 농사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시간. 각 구단은 시즌 성공을 위해 50일 안팎의 스프링캠프에 큰 공을 들인다. 예년과 다른 게 있다면, 올해 각 구단 모두 1군뿐만 아니라 2군 스프링캠프에도 큰 투자를 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NC C팀(2군) 선수단이 26일부터 한 달여 동안 대만 치아이에서 2군 캠프를 차리는 것을 비롯해 기존 9개 구단 중 롯데를 제외한 8개 팀이 2군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2012년 삼성이 이례적으로 2군 선수들을 위해 괌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뒤 지난해에는 KIA SK 넥센 등 타 구단으로 2군 해외 전지훈련이 확산되더니, 올해는 대부분의 구단이 2군 해외전지훈련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 1군은 애리조나, 2군은 대만이 대세

지난해 11월 20일, 일찌감치 미국 애리조나에 둥지를 튼 kt를 포함해 1군이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 팀은 10개 구단 중 무려 6개 구단에 이른다. 넥센과 NC는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 캠프를 열었지만, LG와 롯데는 그동안 이용했던 사이판을 떠나 애리조나에 새로 합류했다. 두산 투·포수조도 애리조나에서 캠프 초반 일정을 소화한다.

애리조나가 1군 전지훈련 캠프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면 2군은 대만이 대세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나란히 2월 초 가오슝에 2군 캠프를 차리고, NC 넥센 KIA 2군 역시 대만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애리조나 훈련을 마친 뒤 대만에서 현지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펼칠 kt까지 포함하면 2월 대만에 머무는 한국 프로팀은 6개나 된다. 대만에 2군 팀들이 많이 모이는 까닭은 일본 못지않은 따뜻한 기후와 함께 상대적으로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라는 게 한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삼성은 괌,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SK는 중국 광저우에서 2군 캠프를 연다.


● 1군 성적은 2군 하기 나름? 육성이 답이다!

2군 선수단의 해외전지훈련 정착은 2군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존 구단들이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2군 해외 전지훈련은 기본적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져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비롯된다. 9구단 NC에 이어 10구단 kt까지 등장하면서, 기존 8개 구단은 신생팀 전력지원 방침에 따라 선수 유출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2015년부터 페넌트레이스 경기수는 현 128게임에서 144경기로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장기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를 거쳐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탄탄한 전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삼성이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통합 3연패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구단이 감히 넘볼 수 없는 두꺼운 선수층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제2의 삼성’이 되기 위해선 2군 육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고, 2군 선수들의 해외 스프링캠프 확산은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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